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55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순탄하게 영업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창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이 이렇게 불안정한 가운데, 예비 창업자들이 실전 연습을 통해 창업을 차근차근 준비하도록 돕는 점포 체험 매장 ‘꿈이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점포 체험 매장 꿈이룸은 ‘소상공인 시장 진흥공단’이 창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창업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소상공인 사관학교'에서 이론교육을 수료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점포 경영 체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꿈이룸 매장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19곳이 있는데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도록 10여 명의 예비창업자가 벽을 쌓지 않고 매장을 공유하는 형태로 창업을 체험한다. 부산에는 해운대구 센텀지구에 세 개의 매장, 동구 범일동에 한 개의 매장이 있다.
'소상공인 사관학교'는 2015년 프랜차이즈 중심의 자영업 시장에서 독립점포에 대한 지원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소상공인 사관학교'가 독립 점포 창업자들을 집중 지원하는 이유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독립 점포 창업자들의 생존률이 낮기 때문.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매장 운영의 세세한 대목까지 본점에서 지침이 내려오기 때문에 매장 관리가 쉽고 인지도도 높아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점에서 독립 점포에 비해 인기가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프랜차이즈 점포의 생존율은 73%로, 독립 점포의 58.4%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사관학교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독립 점포 개설을 희망하는 창업자를 도우려는 것이다.
사관학교 교육생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다섯 개 지역본부에서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지역별로 45명 내외가 선발되며, 선발 후 각 지역의 교육장에서 150시간 내외의 이론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교육생들은 16주 동안 현장교육을 돕는 창업 전문가와 함께 꿈이룸 매장에서 고객 관리 및 진열 등 창업체험기간을 가진다.
꿈이룸 매장을 통한 체험과정은 예비 창업자가 실제 점포를 운영하면서 신사업 모델에 대한 시장반응을 검증하고 경영 노하우를 얻으면서 창업 초기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어 교육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고 소상공인 사관학교의 수업을 수강한 이승연(50,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씨는 현재 꿈이룸 매장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 씨는 3년 간 빵집에서 일한 노하우로 천연발효빵을 주력 상품으로 하는 개인 빵집을 차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씨는 “꿈이룸 매장을 체험하면서 고객의 선호를 알게 돼 좋다. 그리고 내 빵을 맛 빵이라고 불러줘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꿈이룸 체험기간이 끝나면 바로 시장에 나가 개인 가게를 열 예정이다.
휴학생 민승준(25,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꿈이룸 부산 범일점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민 씨가 운영하는 카페는 고객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그만 스튜디오 형식의 공간을 두고 있으며, 그 공간에서 찍은 고객의 사진이나 고객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카페 내부를 꾸미는 방식의 컨텐츠 카페. 민 씨는 꿈이룸 매장을 통해 사업을 하며 실제로 직면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알게 됐다. 민 씨는 “함께 공간을 나누는 다른 예비 창업자들과의 소통도 도움이 많이 됐다. 그 분들과 함께 꿈이룸 범일점을 만들고 운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실제 창업을 하기 위해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은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평가를 통해 창업자금도 제공받을 수 있다. 점포를 내기 위한 창업자금은 최대 1억 원 한도 내에서 제공되며, 아이디어나 신기술 등의 특허등록 등을 위한 사업화 자금은 2,500만 원 이내서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