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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야구만 있는 거 아닙니더~농구도 있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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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야구만 있는 거 아닙니더~농구도 있어예!
  • 김지현
  • 승인 2013.01.16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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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KT소닉붐프로농구단 이영호 과장을 만나다

 

완연한 봄이 찾아옴과 함께 가을과 겨울을 이어주었던 2011-2012 프로 농구 시즌이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 우승은 원주 동부, 챔피언전 우승은 안양 KGC 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시즌 동안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구단이 ‘부산KT소닉붐’ 이라는 것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경기 최다관중’ 기록을 을 두 번이나 갱신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어떤 것들이 부산갈매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사직 실내 체육관의 함성의 바통을 사직 야구장으로 넘겨 준 4월. 한적해진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부산KT소닉붐을 총괄하고 있는 이영호 과장을 기자가 만났다.

 

-부산KT소닉붐이 비록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아주 좋은 성적으로 프로 농구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모든 것을 총괄 하셨던 분으로서 소감은?
 

일단 팬 여러분들,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단, 프런트 등 모든 관련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정규리그 3위, 플레이오프 3년 연속 4강 진출은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팬들의 사랑, 코치진의 노고, 선수들의 열정, 프런트의 지원 등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부산KT소닉붐은 올 시즌 아주 뜻 깊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정규리그 총 관중은 14만4594명(평균 5355명)으로 창단 최다였던 지난 시즌(14만1527명)에 비해 2.2% 성장 했다. 정규리그에서 한 경기 최다관중을 연속 경신 하며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한 경기 최다관중 기록 1, 2위를 석권한 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즌동안 이렇게 사직의 열기가 뜨거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우수한 경기력을 기반으로 팀 성적이 상위권으로 지속적으로 유지 된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KT만의 발로 뛰는 농구, 모션 오펜스(상호간의 약속된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간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동선을 창출하는 팀플레이)라는 KT만의 독특한 공격력, 그리고 외국인선수 찰스로드의 호쾌한 덩크슛 등이 농구 특유의 볼거리를 제공한 점이 한몫을 하였고, 예비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모인 ‘KT 소닉붐 프런티어즈’ 들의 홍보, 마케팅 활동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한국농구대상에서 KT소닉붐이 ‘우수 프런트 상’ (경기 외 마케팅 등 여러 부분에서 우수지원을 한 구단에게 수상하는 상) 을 수상했다.

2011-2012 시즌 KT소닉붐의 가장 핵심 프런트는 전략은 무엇 이였나요?

올 해 우리 구단은 에어부산, 부산은행 등 다양한 기업들을 협찬사로 끌어들이면서 구단 광고수입으로 챙기는 대신 경품 이벤트를 확대했다. 그래서 홈경기 경품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경기장에 오면 경기 외적으로 즐길 거리, 특히 선물을 많이 선사해야 팬들의 즐거움도 커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관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족과 연인이 참가하는 경품게임 등을 대폭 늘렸다. 한 시즌이 지나면 KT 경품 한두 가지는 챙기지 못하는 팬들이 없도록 하자는 게 목표였다.

 

또 사직체육관 주변에 새로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공략해 엘리베이터 영상 홍보를 실시하는 등 지역주민 생활 속에 파고든 전략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 시즌동안 가장 즐거웠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행복했던 순간은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 이다. 그날 김현민선수를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 1위로 만들었다. 김현민 선수는 만화 ‘슬램덩크’ 에 강백호 처럼 빨간 머리로 염색을 했고, 우리 사무국 여직원이 직접 교복을 입고 강백호의 여자 친구 역할을 했다.

프런티어즈 친구들 중 3명이 골대 밑에 엎드리고 김현민 선수가 3명을 뛰어넘는 호쾌한 덩크슛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그리고 덩크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했다. 덩크 스토리도 사무국과 프런티어즈 들의 긴 회의와 준비 끝에 탄생한 것이라 그런지 정말 뿌듯하고 즐거웠다.

매 순간 마다 힘든 일이 많았다. 선수단에서도 부상이 속출하고, 체력적인 부분으로 경기를 쉽게 내주기도 하고, 외국인선수관련 구단에 좋지 않은 기사나 팬들의 질타도 많았다. 구단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팬들의 질타를 받을 땐, 정말이지 팬심을 잡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한 시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팬 미팅 ‘우리 지금 만나’가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나?

선수들의 장기자랑과 팬과 함께한 체육대회로 아주 재미있는 하루였다. 그 중에서도 팬 분들이 조성민 선수의 색다른 모습에 많이 놀랐다.

조성민 선수는 외부에 비치는 모습이 성실하게 묵묵히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이미지고 잘 웃지도 않아 많이들 과묵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미있고, 말을 재치 있게 잘한다. 팬 미팅 때 걸 그룹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팬들이 많이 놀라서 그 날 조성민 선수의 이미지가 완전히 탈바꿈 되었다. 다음달 5월5일에 결혼을 하는데, 많이 축하해 주시면 좋겠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분들에게 ‘부산’ 하면 야구, 야구 하면 ‘사직’ 이라는 강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산은 농구가 사랑받기 가장 열악한 환경이라고들 말했다. 사직야구장 바로 옆에 자리한 사직 실내체육관. 어쩌면 황무지 같은 이곳에서 농구라는 씨앗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농구가 야구와 함께 사랑받게 하려고 구단 프런트와 홍보팀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음지에서 뛰어다니며 직접 홍보를 했고 단체관중 유치도 꾸준히 했다.

부산하면 야구도시라는 말은 그만큼 야구가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았고, 부산 분들 고유의 "우리가 남이가"하는 情문화가 그렇게 자리 잡힌 것 같다.

하지만 야구가 큰 인기라 하여도, 시즌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난 플레이오프 때 롯데자이언츠 시범경기와 시간이 겹쳤을 때, 많은 관중들이 롯데 경기를 보다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실내체육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좋아하고, 또 우리"부산이 남이가"하는 정문화가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다. 아직 야구에 비해 다소 주목도가 떨어지긴 한다. 하지만 야구도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 지금의 위치에 올랐듯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팬을 향한 농구"를 한다면 야구 못지않은 부산농구를 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2-2013 시즌을 준비하며 각오와 목표는?

지난 시즌 보다는 배 이상으로 발전되어 선수, 프런트, 팬이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뤄서 멋진 모습의 ‘부산KT소닉붐’ 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목표를 지킬 수 있도록 차근차근 발로 뛰며 준비하겠다.

무엇보다 팀과 팬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써 ‘부산KT소닉붐’ 을 생각하면 힘이 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인터뷰가 끝나고 이영호 과장은 텅 빈 체육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뜨겁던 함성은 사라지고 텅 빈 코트와 선수들의 현수막만이 있었다.

사직 실내체육관은 14,099석으로 지상 3층으로 구성되었다. 국내 구단 중 가장 큰 규모의 좌석이다. 이영호 과장은 가장 높은 좌석을 응시하며 이웃 사직야구장은 매진되는 일이 흔하지만 실내체육관은 전석매진의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3층 좌석까지 ‘전석매진’ 되는 것이 최종 꿈이라고 말했다.

부산 KT 소닉붐은 불모지에서 험난한 위기를 딛고 농구역사의 새 장을 써 나가고 있는 중이다. 어떤 식으로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나갈지는 이제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점점 성장하고 있는 ‘부산 KT 소닉붐’. ‘전석매진’ 의 꿈은 머지않아 찾아올 현실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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