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새벽 구속됐다.
강부영(43)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3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 11분까지 8시간 41분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31일 오전 3시 3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세번째다.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검찰청사에서 대기하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영장이 발부된 후 곧바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호송차량은 오전 4시 29분께 서울중앙지검을 출발해 16분 뒤인 오전 4시 45분께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는 대가로 298억 원대 뇌물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가 중대하다고 주장한 검찰의 혐의 소명을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해 왔기 때문에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통상 심문을 마친 피의자들은 검찰청사 내 유치시설 구치감이나 조사실, 인근 경찰서 유치장 등에서 결과를 기다리는데 박 전 대통령 역시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과 마주보고 있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10층 조사실에 마련된 임시 유치시설로 이동해 대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검찰에 의해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옮겨져 곧바로 수감됐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박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돼 있다. 이에 따라 공범 셋을 같은 구치소에 수감해도 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사실을 주요 외신들도 긴급 타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속보를 전했다. 이어 교도와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AFP통신 등이 앞다퉈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과 관련한 전보를 보냈다.
교도통신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 씨 이후 구속되는 첫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권력남용 스캔들에 연루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