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처 화면, 녹음 파일 모두 가짜 확인..."문 대통령과 준용 씨에게도 사과" / 정혜리 기자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당시 국민의당이 제기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 문준용 씨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은 조작된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이 지난 5월 5일 준용 씨의 미국 파슨스 스쿨 동료 증인의 증언으로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언론에 발표했지만 당시 카카오톡 캡처 화면과 녹음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본의 아니게 국민 여러분께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혼란을 드려서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준용 씨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당시 이준서 최고위원이 당원으로부터 캡처 화면과 녹음 파일을 제보 받았고 이후 내용 등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자료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당원 이 씨가 ‘당시 제공한 자료는 직접 조작해 작성한 거짓 자료였다’고 고백했고 국민의당은 이 전 최고위원과 이 씨를 검찰에 출석해 진실을 밝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검찰에 이 사건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줄 것을 촉구하고 당내에 진상 규명 팀을 구성해 자체 조사를 한 후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국민의당이 의혹을 제기하며 증거로 내놓은 녹음은 “아빠가 이야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서 했었던 거로,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리고 그렇게 소문이 났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어”라는 통화 내용이었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의당의 사과에 감사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말을 전하며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며 “국민의당의 사과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만큼 특별히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사과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네이버 회원 tty1****는 “저 사람 한명 조사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님. 국민의당 의원들은 책임져야함. 사과로는 안 됨”이라고 글을 썼다. 트위터 이용자 misolhappy는 “누구를 찍었나를 떠나서 국민의당은 스리슬쩍 사과로 끝내려고 하면 안 된다. 민주당도 그냥 끝내면 안된다. 청와대가 '감사한 일'이라며 뭉개도 안된다. 책임을 져야 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대선 당시에 뭘 덮으려고 한 건지 조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길정희(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우희(23, 부산시 남구) 씨는 “청와대가 고맙다고 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민주당이 나서서 배후를 밝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