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대 초반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지율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정치인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꾸준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론 응답 층의 60% 이상이 문 대통령을 찬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부풀려진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에 취해 각종 좌파 정책을 밀어붙이고 인사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에 사과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곧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걱정을 넘어 북한에 끌려 다니는 모양까지 예측된다”며 “차분히 숙의를 거치지 않는다면 여론 지지의 거품은 곧 걷어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의 공세는 13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날 SBS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해 현재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제한된 응답자에서 나온 결과이며, 신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여론조사’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나 의원은 “저희도 여당 해봤지만, 정권 초기에 잘못된 여론조사를 믿고 (정책을) 밀어붙이면 결국 국민 마음에서 멀어질 수 있다”며 “흔히 정권 초기에 취하기 쉬운 여론조사의 함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한 80% 이상 나온다고 하니까 '정말 국민 전부가 지지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들 하신다”며 “여론조사 기관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지금 응답자의 60% 이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표를 주었다고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표된 여론조사는 대개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져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득표율과 투표율을 계산한다면 (실제 지지율은) 대략 35% 정도”라며 “그런데 60% 이상이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 마음보다 부풀려졌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나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85.9%로 나타났다. 부정적 의견은 11.8%로 집계됐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52.2%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자유한국당이 9.3%로 2위, 바른정당이 6.6%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5%이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소식을 접한 여론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김주현(36, 부산시 연제구) 씨는 “나경원은 시기하고 질투하는 게 특징인 것 같다”며 “일부러 재수 없는 정치인으로 찍히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딴지걸지 말고 본인의 정치 활동이나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정민(42, 인천시 연수구) 씨는 “새누리당 지지율 나왔을 때는 한 마디도 없더니 문 대통령 지지율만 갖고 왈가왈부하는 게 정말 볼썽사납다”며 “본인이 여당일 때 높은 지지율이 나오면 당연한 것이고 상대 당은 부풀려진거냐. 정말 한심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