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 비트코인(Bit Coin)과 이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경성대학교 경동홀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특강이 경성대 교수진과 교직원, 재학생, 일반인 등 많은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권융 경성대부총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특강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확산팀 민경식 팀장이 초청 강사로 나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뢰사회 구현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민 팀장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며,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개념을 ‘나카모토 시토시’의 직접 거래 방식에 대한 논문을 제시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신뢰되지 않은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를 형성하는 의미에서 ‘함께 사용하는 장부’라고 볼 수 있다는 것.
민 팀장은 비트코인의 거래 수와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비트코인 블록 탐색기 사이트를 소개해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의 중간에 "비트코인을 구매해 본 사람이 있느냐"는 민 팀장의 질문에 손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민 팀장은 거래소를 통한 비트코인 구매 과정과 채굴자의 비트코인 블록 채굴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민 팀장은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을 소개하며, 이를 사물 인터넷(IoT)에 적용하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계약 당사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계약이 진행되는 자동화된 계약 처리의 형태)과정을 통해 앞으로는 사람 없이도 온라인 상거래가 가능한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민 팀장은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분산된 컴퓨팅 파워와 위조 및 변조가 불가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확장성, 투명한 추적 관리, 글로벌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내에서 비트코인 간의 거래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국내 금융 당국은 아직 신중하게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도입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민 팀장은 덧붙였다.
블록체인의 다양한 활용 분야와 사례 부분에서는 최근 몰래 카메라 문제와 성범죄 등으로 소란을 빚었던 ‘에어비앤비(Airbnb)’를 예시로 들었다. 민 팀장은 에어비앤비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과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전용 도어락을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민 팀장은 강조했다.
1시간가량의 특강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다양한 질문들이 제기됐다. 가짜뉴스가 곳곳에서 양산되는 현대 사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가짜뉴스를 거를 수 있냐는 질문에 민 팀장은 뉴스 내용의 진위와 검증 역시 이론상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최근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복잡한 정보가 한 번에 쏟아지듯이 나와 헷갈리고 체계 정립이 잘되지 않아 각 개념에 대한 카테고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민 팀장은 “좋은 의견이다. 지금은 용어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 혼동기”라고 답변했다.
경성대학교 권융 기획부총장은 “이번 특강을 계기로 경성대에서 이와 관련된 센터를 건립하고 핵심 부처를 만들 수 있도록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강의를 들으러 온 경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변석우 교수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중요한 기본 기술로 응용 분야가 정말 많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많다. 아직은 초기지만 곧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변 교수는 “이는 안정성이 강화된 시스템 위에 가상 세계를 구축해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강을 마친 민 팀장은 이번 특강으로 인한 기대 효과에 대한 질문에 “아직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투기성으로 보고 블록체인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인에게 이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주고 미래 사회를 변화시킬 자극을 주고 싶다”고 답변했다. 또한, 민 팀장은 “중앙 통제가 없는 개인 간의 화폐 거래가 바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과정이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신용을 거래한다는 것은 사회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