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를 “패 죽이고 싶다”며 공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 기자는 지난 13일 MBC 본부 총파업 집회에 참석해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그는 지난 2012년의 MBC 파업을 언급하면서 “당시 권순표 앵커가 후배들을 위해 마이크를 내려놨고, 많은 진행자들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마이크를 내려놨다”며 “그런데 그 자리에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중 한 명으로 김성주를 지목했다. 주 기자는 “김성주가 특별히 많이 잡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더 밉다”며 “진짜 패 죽이고 싶다”고 강하게 힐난했다.
이어 그는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은 이명박, 김재철일지 모른다. 그런데 실행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동료였다”며 “동료들이 어려울 때 누가 들어와서 마이크를 잡았고, 누가 지금 끝까지 누리고 있는지 잘 보고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BC 출신인 김성주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노조원의 자리를 비운 틈을 발판 삼아 MBC로 복귀한 데 대한 비판인 셈.
소식을 접한 여론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주 기자의 반응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파업 참여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신념인데 이를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어딜 가나 빈자리 채우는 하이에나 같은 애들 때문에 경영진이 '너희들 없이도 회사 잘 돌아간다' 하면서 파업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요즘 세상에 기회주의자 아닌 사람 없다지만 김성주 볼 때마다 씁쓸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반박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직장인 윤모(29, 서울시 성북구) 씨는 “김성주는 2007년에 퇴사했고, 2012년 파업이면 MBC 직원 아닌 지가 5년이나 됐을 때인데 일개 프리랜서 방송인이 파업하는 데 도움 안 됐다고 저격하는 게 기자가 할 일이냐”며 “프리랜서가 일 들어오면 하는 거지, 자기편 아니라고 ‘패 죽이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정상은 아닌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윤 씨의 언급처럼 김성주는 지난 2007년 프리랜서 선언 후 2012년 총파업 중이던 MBC에 런던올림픽 중계 방송 캐스터로 복귀했다. 당시 이 같은 논란을 예상한 듯 김 씨 본인도 “파업이 타결되면 물러나겠다는 생각으로 제안을 어렵게 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그는 MBC에 복귀하며 “고민이 많았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올림픽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중계를 맡는 것이 MBC를 위해서는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에 파업이 끝나 내가 중계단에서 빠져도 전혀 서운한 점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성주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성주는 현재 MBC <랭킹쇼 1, 2, 3>, <복면가왕> 등의 프로그램에서 MC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