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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RT 헷갈리는 노선 안내도에 승객들 ‘분통’...정류장 표기 생략, 운행 방향 분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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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RT 헷갈리는 노선 안내도에 승객들 ‘분통’...정류장 표기 생략, 운행 방향 분간 어려워
  • 취재기자 김연수
  • 승인 2017.11.15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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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서울 노선버스 안내도 눈길...대표적인 행정편의주의 관행 / 김연수 기자
부산 BRT(중앙버스 전용차로) 정류장 쉘터(승객 대기 시설)에 부착된 노선 안내도가 제 구실을 못해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버스 노선도에는 몇몇 정류장만 표시돼 있어 명칭이 없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면 운행 방향조차 분간하기가 어렵다. 부산 BRT는 동래구 안락교차로~해운대구 운촌삼거리 구간 6.7Km와 14일 개통된 동래구 내성교차로~동래교차로 구간 0.6Km를 포함해 총 7.3Km에 이른다. 정류장은 모두 34곳이다.
부산 BRT ‘원동교 앞’ 버스 정류장 쉘터에 부착된 버스노선 안내도(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하지만 BRT 정류장 승객 대기 시설에 부착된 버스 노선 안내도에는 양방향 종점과 주요 경유지 3개만 표기돼 있을 뿐 해당 정류장이 경유지 사이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표기돼 있지 않다. 이처럼 불친절한 노선 안내도 때문에 초행길에 버스를 타려면 스마트폰의 도움이 없이는 어렵다. 노선 안내도만 봐서는 버스가 어느 방향으로 달리는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주요 노선 5개만 표시된 것이 ‘신형 정류소 표지판’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서울시는 전체 노선을 다 표시하는 것으로 아는데 노선을 전부 다 표시하면 글자 크기가 작아지고, 노선이 바뀌면 모든 정류장을 일일이 수정해야 해서 인력이나 예산 문제 등을 감안해 5곳만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BRT 정류장 버스노선 안내도1. 전체 노선을 표기하고 현재 위치를 빨간색 직사각형으로 표시하고 버스 진행 방향을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해뒀다(사진: 서울 시민 이헌규 씨 제공).
서울시 BRT 정류장 버스노선 안내도2. 전체 노선을 표기하고 현재 위치를 빨간색 직사각형으로 표시하고 버스 진행 방향을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해뒀다(사진: 서울 시민 이헌규 씨 제공).
울산시 ‘레미안 아파트’ 버스 정류장 노선 안내도(사진: 울산시 공식 블로그).
  문제는 또 있다. 부산시의 대부분 버스 노선 안내도는 ‘신형 정류소 표지판’ 양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BRT 정류장 노선 안내도는 기존 정류장 노선 안내도보다 못한 부분도 있다. BRT 정류장 노선 안내도에는 출발점에서 종점까지 진행 방향이 화살표(→)로 표기돼 있지 않고, ‘-’로 표기되어 있다. 이 때문에 노선 안내도만 봐서는 정류장을 거쳐 가는 버스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없다.
‘원동교 앞’은 BRT 정류장 노선 안내도. 나머지는 기존 노선 안내도(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반면, 기존 노선 정류장인 ‘부전도서관’과 ‘수영사적공원’ 정류장 노선 안내도는 버스 운행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하고 있다. 출발점과 지나온 경유지는 회색으로 표시하고 지나갈 경유지와 종점은 검은색으로 표시해뒀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BRT랑 시내버스 표지판(버스 노선 안내도)을 관리하는 업체가 다르다”면서“보통 신형 정류소 표지판에는 화살표로 표시를 하는데 검토 후에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RT 정류장은 기존 노선버스 안내도와는 달리 첫차 시간과 막차 시간도 표기돼 있지 않다. 대학생 김동진(25,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BRT 노선버스를 처음 이용할 때 신경이 곤두섰다. 동해선 센텀역 버스 정류장에서 31번 버스를 타고 서면 방향으로 가려 했던 김 씨는 노선 안내도를 한참 살폈지만 서면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김 씨는 정류장로 오는 버스를 확인하고 나서야 버스 진행 방향을 알 수 있었다. 김 씨는 “노선도가 너무 간략하고 버스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 적혀 있지 않아 부산에서 쭉 살았는데도 헷갈렸다”고 말했다.
(위)BRT 정류장 쉘터에 부착된 31번 버스노선 안내도. (아래) 31번 버스 안에 부착된 31번 버스노선 안내도(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31번 버스를 운행하는 한 기사는 “부산 버스 앱을 깔면 노선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연세가 든 분들은 정류장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버스를 타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을 못 쓰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RT 쉘터 상단에 표기돼 있는 이전 정류장, 현재 정류장, 다음 정류장 표시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정류장를 기준으로 화살표가 양방향으로 돼 있어서 어디가 이전 정류장인지, 다음 정류장인지 알 수 없다.
화살표 하나만 뒤집으면 버스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표시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보시는 분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화살표를 한 방향으로 표시하게 되면 가운데가 현재 정류소라는 것을 모를 수 있다. 이런 점은 민원을 고려해서 혼선이 없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쉘터 뒷편에는 정류소 표기가 없다(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이에 비해 서울시 BRT 정류장은 쉘터에 이전 정류장, 현재 정류장, 다음 정류장 순으로 화살표를 표시해두고 있다. 현재 정류장은 크고 굵은 글씨로 표기해서 알아보기 쉽다. 쉘터 뒷편에도 똑같이 표기돼 있다.
서울시 BRT 정류장 쉘터 뒷편. 홍대입구역에서 온 버스가 동교동삼거리 정류장에 정차해서 신촌 오거리로 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사진: 서울 시민 이헌규 씨 제공).
동래구 원동IC ~ 안락교차로 BRT 구간에는 별도로 버스가 가는 방향을 표시한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쉘터 관리 업체에서 아무래도 버스 진행 방향 표시에 혼선이 있다보니까 부가적으로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티커가 쉘터 한쪽 면에만 붙어 있어 반대 편에서는 스티커를 볼 수 없다.
해운대 방향 타는 곳 표지판(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부산 버스노선도 문제는 4년 전 방송을 통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2013년 6월 종편 채널 채널A 프로그램 <갈 데까지 가보자>에서 ‘부산의 모든 버스 노선도에 화살표를 붙여라’라는 주제로 방송했다. 방송은 서울시의 버스 정류장에 부착된 상세 노선도에 현재 위치와 진행 방향이 표기되지 않았던 문제점과 현재 위치에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빨간 화살표 하나를 붙여서 개선했던 사례를 보여줬다. 제작진은 부산에도 똑같이 빨간 화살표를 붙이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러나 방송은 내레이션을 통해“부산의 버스 정류장에는 대부분 버스가 지나는 주요 정거장만 적힌 노선도가 많다”면서 “상세 노선도 찾기가 오히려 숨은 복병”이라고 말했다.
사진: 채널 A <갈 데까지 가보자> 화면 캡처
사진: 채널 A <갈 데까지 가보자> 화면 캡처
올해 9월부터 부산 센텀시티에 출장을 온 이주연(26, 서울시 동작구) 씨는 지하철만 이용한다. 버스를 탈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노선을 확인하며 정류장을 찾아가는 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라도 지하철을 타는 게 마음이 편하다”면서 “부산 버스는 서울에 비해 노선을 찾는 데 불편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개통된 동래구 내성교차로~동래교차로 BRT 정류장의 노선 안내도는 기존 BRT 정류장 노선 안내도와 동일한 양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첫차와 막차시간도 빠져 있었다.
14일 개통된 동래구 내성교차로~동래교차로 BRT 구간 ‘메가마트 동래점’ 정류장(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개통 예정인 안락교차로~동래교차로 BRT 구간 정류장에는 아직 쉘터에 노선 안내도가 부착되지 않았고, 정류소 이름도 아직 표기되지 않은 상태다.
동래고등학교 앞 공사 중인 BRT 정류장(사진: 취재기자 김연수)
부산시 관계자는 “여러가지 부분을 고민해서 향후에는 개선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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