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신생아 4명이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집단 사망에 이르게 이대목동병원이 16일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강등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6일 ‘제3기 상급종합병원’을 발표하면서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인정 기간이 만료된 사실과 재지정 보류 소식을 전했다. 이때 보건복지부는 신생아 사망 원인이 밝혀진 후 지정 여부를 추가 논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에 의해 4명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간호사 2명과 수간호사, 전공의, 주치의 총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신생아 사망 사건의 원인이 이대목동병원 측과 의료진의 부실 관리 및 과실로 밝혀짐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의 상징인 ‘의료기관 인증’이 취소된다. 중앙일보는 보건복지부는 이대 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관계자를 인용해 “중간 현장조사를 해 인증 취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를 통해 이대목동병원은 2020년까지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될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3년 주기로 의료기관의 중증환자 진료 실적과 환자 대비 의료 인력 비율, 의료 서비스의 질과 시설 및 인력, 장비 등 필수 요건을 평가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유가족 대표 조성철 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균 감염이 원인이라는 건 그만큼 병원의 감염 관리가 부실했다는 얘기”라며 “사망 전 아이들이 로타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는 등 병원의 감염 관리 부실 징후가 계속 나타났음에도 사고를 미리 막지 못했다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중앙일보는 이대목동병원 측이 거듭 용서를 구하고 후속 대책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쓴소리를 남겼다. 한 네티즌은 이런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강등밖에 되지 않으니 병원이 환자를 우습게 안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병원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를 질타했다. 이 네티즌은 복지부에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 관리에 어떤 투자와 준비를 했느냐”며 “오로지 현장 실무자들 들볶기에만 몰두해 이런 사태를 재발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이런 상황에서 말단 전공의와 간호사들만 처벌해 봤자 말짱 도루묵이다. 제도와 정책, 시스템을 싹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5명의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들은 혐의가 확정되더라도 면허정지 등 행정제제는 받지 않는다. 현행 의료법에는 진료 도중 발생한 과실은 자격 정지나 취소처분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