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김모 씨, 출근하는 직원 흉기 위협...대기업 조선소 협력업체서 지난해 2월 실직 / 신예진 기자
울산시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 침입한 강도가 거제의 한 모텔에서 붙잡혔다.
18일 데일리안에 따르면, 이날 오후 거제에서 붙잡힌 용의자 김모 씨는 관할서인 울산 동부경찰서로 압송됐다. 마스크와 야구 모자로 얼굴을 가린 김 씨는 혐의를 인정하며,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사는 게 힘들어서”라고 짧게 답했다. 김 씨는 지난해 2월까지 대기업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근무했다가 실직해 일용직으로 전전했다고 한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앞서 김 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울산시 동구 방어동 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 침입했다. 사건 발생 전 건물 근처에서 숨어 있다가 출근하는 직원을 노리고 흉기로 위협해 은행 내부로 들어갔다. 이후 직원을 결박하고, 김 씨는 현금 1억 1000만 원을 가방에 담아 오토바이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도주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울산 동부경찰서에 전담 수사팀을 배정하고 새마을 금고와 주변의 CCTV 등 자료 확보에 나섰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112 신고 대응 중 가장 상급 단계인 ‘코드 제로’도 발령했다. CCTV 분석을 통해 경찰은 용의자를 김 씨로 특정하고 김 씨의 도주로가 경남 거제인 것을 확인했다. 당시 김 씨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승용차인 그랜저를 몰고 도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동부경찰서는 경남 경찰과 공조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모텔에 머무르던 용의자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을 하고 도주한 지 약 6시간 30분 만이다. 김 씨는 체포 과정에서 경찰에 저항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용의자를 향한 비난을 쏟아부었다. 한 네티즌은 “용의자의 그릇이 보통 작은 게 아니다”라며 “애초에 안 털었다면 모르지만 1억 1000만 원에 인생을 바꾸는 것은 정말 아니지 않냐”고 씁쓸함을 보였다. 그는 “민생이 파탄 나니 흑두건이 설치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국에 경찰과 군인이 몇 명인데 잡히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인생 한 방에 날렸네”라고 혀를 찼다.
일부 네티즌들은 강도에 위협당한 직원에 대한 걱정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피해 직원 당분간 혼자 출근 못 할 듯”이라며 “성실하게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다가 이게 무슨 봉변이냐”고 말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나도 사는 게 힘들다”, “돈은 구경만 했겠네”, “우리나라처럼 CCTV가 많은 나라도 없다”, “금고를 털다니, 이거 영화 아니에요”, “현실은 실전인데”, “무노동 무임금... 일해서 돈을 벌자” 등의 다양한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