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먹거리X파일>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대왕 카스테라’가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이상윤)는 대만식 카스텔라(대왕 카스텔라)를 제조하는 A 사가 <먹거리X파일>의 방송사 채널A와 제작 PD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먹거리X파일>은 지난해 3월 대왕 카스테라로 알려진 대만식 카스테라에 대해 보도했다. 대만식 카스테라에 화학 첨가제와 지방이 과다하게 함유된 다량의 식용유가 들어간다는 것. 당시 방송은 제조업체들은 이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A 사는 이를 허위 보도라고 적극 부인하며 채널 A에 피해보상금 3억 원을 요구했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A 사는 "허위 사실을 보도했으니 매출 감소로 인한 재산상 손해 2억 원과 위자료 1억 원 등 총 3억 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채널 A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당 방송에서는 A 사가 피해를 볼 만한 단정적인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머니S에 따르면, 재판부는 “‘버터 대신 식용유 사용이 원가 절감을 위한 것’이라는 단정적인 표현은 방송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방송의 주관적인 평가와 의견 표면을 존중해 줄 것을 밝혔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재판부는 "'식용유를 사용하는 건 비정상적'이라고 암시했다고 해도 이는 방송의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단순한 의견 개진만으로는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할 수 없고,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의 판결 소식에 대다수 네티즌들은 못마땅하다는 눈치다. 한 네티즌은 “법적으론 공정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 가능한 대목이 여럿 있었다”며 “법원에서 방송이 주관적인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 X파일과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방송은 주관적인 거구나”라며 “PD의 입장에 따라 편집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씁쓸함을 보였다. 그는 “난 집에서 내 가족을 위해 빵 만들 때 마가린 대신 식용유를 쓴다”고 덧붙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먹거리X파일>은 단지 사실만 전했을 뿐”이라고 채널 A를 감쌌다. 한 네티즌은 “처음부터 대왕 카스테라가 버터 대신 식용유 쓴다고 표기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모를 수 있는 정보를 전해줬는데 왜 비난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지”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