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27일 1심 법원의 심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66)에 중형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지 317일 만이다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강요 등 18개 혐의 결심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이유로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정 운영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 본 적 없는 비선 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혼란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며 "1987년 헌법 개정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과반수 득표를 한 대통령임에도 헌법을 수호할 책임을 방기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일관된 혐의 부인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유린해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켰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했음에도 진지한 반성과 사과할 의지가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면서 허위 주장을 늘어놓고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최서원(최순실)과 측근들에게 전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끝내 자리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작년 10월 구속 기간 연장을 결정한 재판부에 반발해 지금까지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 시작 전 “오늘도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며 “당사자 없이 궐석 재판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박 전 대통령의 중형 선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농단의 또 다른 주범인 최순실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기 때문. 만약 검찰의 구형이 대법원 판결까지 유지된다면 박 전 대통령은 만 95세의 많은 나이로 출소하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1심 선고는 4월 6일 이뤄진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구형에 온라인이 들썩였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알맞은 구형”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네티즌은 “아직은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죄에 맞는 합당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검찰의 구형대로 간다면 무기징역이 아니지만 사실상 무기징역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발언을 되새기길 바란다"며 지난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당시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사면권은 정말로, 남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2012년 7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 박근혜”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이날 재판으로 국정농단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박 전 대통령 앞에 여러 재판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당장 28일 열리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재판이다. 이날 옛 새누리당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불법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도 함께 열일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사건에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아 국선변호인이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담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