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모처에서 전화받고 갑자기 출마 번복, 정치적 외압 가능성" 주장 / 정인혜 기자
바른미래당이 세종시장 후보로 추대하려던 이충재(63)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이 인재영입 발표를 하루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이 전 청장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광역단체장 후보 영입 1호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12일 오전 10시 인재영입 발표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이 전 청장이 잠적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이 지난 11일 오후 7시 이후로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세종시장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고 일체의 연락을 삼가고 있다고 한다. 측근 A 씨는 세종포스트에 “이 전 청장이 전날 저녁 7시쯤 자택에서 누군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는 갑작스럽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내에서는 ‘정치적 외압’을 의심하는 의견도 나온다.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오늘 바른미래당에 입당해 6·13 지방선거 세종특별시 시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던 이충재 전 청장이 어젯밤 돌연 입당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돌연한 출마 포기가 개인적 사유에 의한 변심이 아닌 그 이상의 배경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배후와 외압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전 청장은 바른미래당 입당과 세종시장 출마 결심을 굳히고 지난 9일 김중로 세종시당위원장과 함께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예방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그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모종의 압력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전 청장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출마를 포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김중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청장이 어제 저녁 모처에서 전화를 받고 갑자기 돌변해 불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잠적했다”며 이 전 청장 측근들의 말을 인용, “이 전 청장이 ‘이해해 달라. 나를 좀 살려달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배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적 배후의 외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데, 당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당 차원에서 정치 배후와 외압 가능성을 포함해 철저한 진실규명을 할 계획이다. 당분간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 당 차원에서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