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사이에, 부산 인구는 32만 여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 인구는 1995년 389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어, 2007년에는 358만 명을 기록했다. 1996년에는 387만 명으로 2만 명이 줄었고, 1997년에는 386만 명으로 1만 명이 줄었다. 줄어든 인구는 많을 때는 5만 명에서 적을 때는 1만 명 규모로, 매년 2-3만 명씩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인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0세에서 30대까지의 연령대는 인구가 줄어든 반면, 40대 이후부터는 인구가 늘고 있다.
1997년을 기준으로, 0-9세 인구가 49만 명에서 31만 명으로 17만 여명이 줄어들었다. 또한 65만 명이던 10대는 2006년 47만 명으로 약 17만여 명이 줄었다. 또 20대는 14만 명이, 30대는 11만 명이 줄었다. 그러나 40대는 58만 명에서 65만 명으로 7만 명이 늘었고, 50대는 11만 명, 60대는 9만 명, 70대는 5만 명, 80대는 1만 명이 늘었다. 이런 연령별 인구 감소 추세는 대체로 출산율 감소가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남녀 인구 비율은 여전히 0-9세부터 60대까지는 정상적인 1:1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70대에서는 남녀가 1:2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80대에서는 1:3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남녀별 평균 수명을 고려한다면, 성별에서는 인구 감소에 따른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한편, 부산시의 16개 구 중에서는 해운대구를 제외한 모든 구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영도구는 1998년 19만 명이던 인구가 2007년 15만 명으로 약 4만여 명이 줄었고, 사하구는 1998년 39만 명의 인구가 10년 사이에 36만 명으로 약 3만여 명이 줄었다. 1998년 43만 여명으로 가장 많은 인구가 살던 부산진구는 2007년 40만 명으로 3만여 명이 줄었다.
해운대구는 인구의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다가 2002년 40만 명에서부터 2007년 42만 명으로 부산시 행정구역 중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다.
해운대구청 행정지원과 강선희 씨는 해운대는 부산 최초로 좌동지역에 신시가지가 조성되어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었고,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지역이 주거, 업무, 관광 지역으로 대규모 개발되었기 때문에,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중심으로 초고층 아파트 등 크고 작은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해운대구는 앞으로도 부산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 지역 중 하나인 금정구는 98년 29만 7844명이던 인구가 2008년 5월 25만 7923명으로 10년 사이 약 4만 명이 감소했다. 금정구청 총무과 김훈 씨는 금정구의 인구가 줄어드는 원인은 비싼 집값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정구민들은 집값이 싼 부산시 외곽지역으로 이주해도 금정구로 출퇴근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의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이유를 통계상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출산율 감소는 가장 눈에 띄는 원인이며, 그 외에도 수도권 집중 현상과 도심공동화 현상이 통계상 눈에 띄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경상남도로 유출되는 인구는 매년 6만 명 이상으로 타지로 이주하는 사람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에서 경남으로 빠지는 인구는 부산이 직장이지만 잠은 교외에서 잔다는 이른바 베드타운 족일 가능성이 많다.
부산 이주자들이 가는 경남 지역에는 김해, 양산, 진해, 울산, 거제, 창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내 같은 부산 생활권인 가까운 위성도시로 인구가 전출되고 있는 이런 현상을 학자들은 도심공동화 현상, 일명 ‘도넛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런 대도시 도넛 현상은 부산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대구도 매년 5만 명 이상의 인구가 경상북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서울 또한 도넛 현상의 예외지역이 아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매년 40만 명 이상의 인구가 나가고, 인천으로 4, 5만 명 정도의 인구가 유출된다. 이러한 도넛 현상으로 한국 도심의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 이 현상 때문에 경기, 평택, 안동 등 대도시 인근 베드타운들은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늘고 있는 경기도 인구는 지난 3월 1134만 명으로 서울시의 1042만 명보다 91만 8000명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최근 경북도청 소재지로 발표된 안동시와 예천군의 신도시에는 공무원 2700여명과 7만 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관계 기관은 예측하고 있다.
부산 인근인 경남 지역을 제외하고 부산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많이 이주하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지역이었다. 5월 21일 통계청의 2008년 1/4분기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2008년 1/4분기 중 시, 도경계를 넘어 이동한 전국 모든 지역 사람들 중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도로 이동했다.
부산 이주자들 또한 이 기간 동안에 서울로 3000명, 경기 지역으로 2000명 정도가 전출했다. 따라서 전국적인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에서 부산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과거에는 서울로만 갔던 이주자들이 이제는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으로 모이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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