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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허무한 것 같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면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처박고 있다. 스마트폰이 그 이유다.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도 화젯거리가 떨어지면 모두들 다시 폰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정보화 시대라 하는 세상에 스마트폰 없인 살지 못하는 것이 지금 세상의 풍조다. 이러한 각박한 상황에 모멸감을 느낀 지금,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변화를 원하는 한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미국의 평범한 대학생 제이크 라일리는 친구들과 오랜만에 재회했지만, 만나서 하는 일이라고는 스마트폰을 하는 것뿐이었다. 제이크는 이러한 상황에 당황했고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길 결심했다.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살아가는 공동체인 ‘아미시(amish)’에서 이름을 따서 일명 ‘아미시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스마트폰을 정지시키고, 각종 SNS를 탈퇴했으며, 메일도 받지 않기로 했다. 모니터 속 세상이 아닌 진짜 세상을 보면서 인생 리모델링하고 싶었던 것이다. 원래 살아오던 세상의 가치를 떠나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친구의 집 앞, 유리창, 눈 밭 등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고, 직접 찾아가 소통하는 것은 물론 140자의 타이핑이 아닌 손편지를 적어 소통하기 시작했다. 제이크의 뜻을 받아들인 친구들은 함께 아미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가 하면, 교내에 제이크를 위한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큰 지지자는 제이크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제이크에게 "(이 프로젝트가 생소하겠지만) 이것이 우리가 살아온 방식이란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지식채널e, 이데일리 칼럼 등에서 소개된 감동의 스토리다.
그렇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우리는 스마트폰은 사용하지 않는 세대였으며, 스마트폰 없이 사람들과의 면 대 면으로 직접적인 따뜻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이전에 살아왔던 구세대의 보편적 가치는 편리하고 단순한 몇 자의 타이핑이 아닌 직접적인 경험과 체험의 소통이 많았다. 요즘 모두가 사용하는 인터넷, 휴대전화, 스마트 PC는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친구들을 만나고 싶으면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고 직접 찾아가거나 그냥 놀이터를 가서 친구들을 자연스럽게 만났다. 그러나 이제 현 세대는 무조건적인 정보화와 빠름의 미학을 택해서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소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인터넷이라는 단순하고 편리함에 빠져 소통의 가치를 잊고 도태되어 가는 우리를 자주 본다. 제이크를 통해 구세대에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가치를 알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우리는 이 글을 읽고도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구세대의 소통 가치를 잃고만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