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소재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마약 논란이 강남 클럽 전반으로 퍼지게 됐다. 경찰이 강남 내 클럽을 대상으로 마약 유통·투약 의혹을 확대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외에 서울 강남권 클럽 전체적으로 마약류와 관련한 위반 사항이 있는지 수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의 확대 수사는 클럽 'MD(MD, Merchandiser)'라 불리는 사람들이 한 클럽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 클럽을 오가며 자유롭게 일하는 것에 따랐다. 이들은 클럽에 손님을 유치하고 테이블을 잡아준 뒤 클럽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과거 웨이터와 비슷한 역할이다. 따라서 버닝썬 MD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했다면, 다른 클럽에서도 마약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에서 마약을 투약한 손님과 직원 등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다만 이번 사건은 버닝썬 마약 수사와 연관이 없다. 부산지방 경찰청이 SNS를 통한 마약 거래에 관해 수사하던 중 서울 강남 클럽에서 투약한 마약 사범을 붙잡은 사례다. 경찰은 마약 판매책 A(46) 씨와 그를 통해 마약을 구입한 뒤 투약한 클럽 아레나 직원 2명, 손님인 B(46) 씨와 프로골퍼 C(29) 씨 등 총 5명을 검거했다.
버닝썬의 MD이자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된 중국인 여성 애나(26)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마약 유통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나 씨는 버닝썬에서 중국 VIP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유통한 의혹을 받는다. MBC에 따르면, 애나 씨는 K라고 불리는 하얀색 알약을 유통했다. 이를 구매한 중국인들은 K를 물에 타서 마셨다고 한다.
경찰은 앞서 애나 씨의 주거지를 수색하고 지난 16일 오전 애나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7일 경찰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이날 VIP 고객에게 실제로 마약을 판매했는지,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마약 투약과 유통이 이뤄졌는지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애나 씨의 진술과 확보한 자료 등을 분석해 그를 재소환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찰은 애나 씨 외에 또 다른 버닝썬 직원 D 씨를 마약류관리 위반 혐의로 지난 14일 체포했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또 이문호 버닝썬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 씨의 마약 투약 여부도 확인하는 중이다. 경찰은 지난 14일 이들이 참고인 조사로 출석했을 때,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앞서 버닝썬 사건은 지난해 11월 24일 클럽 손님인 김상교 씨가 대표이사 장모 씨와 클럽 보안요원에게 폭행당하면서 불거졌다. 김 씨는 직원에게 폭행당한 본인이 경찰에 체포된 것을 두고 클럽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버닝썬 내에서 물뽕(GHB)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클럽 내부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의식이 없는 여성의 유사 성행위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버닝썬은 이번 사건으로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