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민지(22, 울산시 동구) 씨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던 중 눈에 띄는 게시물을 발견했다. 그 게시물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려준다는 내용이었다. "뭔 세상에, 이런 것도 다 있네"라는 생각에 클릭을 해보니, 일정한 금액을 내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 팔로워나 좋아요 수를 단기간에 만들어준다는 한 업체의 광고였다. 호기심에 게시물을 눌러본 김 씨는 팔로워 숫자가 곧 인기이며, 그것이 돈으로도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인기가 돈으로 거래된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고 말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어 또다른 소설 미디어로 인기를 끌자, 사용자의 계정의 팔로워와 좋아요 수를 돈을 받고 단기간에 조작해주는 업체들이 우추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수와 좋아요 개수는 그 계정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래서 이를 이용해 팔로워와 좋아요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직장인 이수진(24,부산시 남구) 씨는 “내가 궁금한 정보가 담긴 글의 좋아요 수가 높으면 정확한 정보라고 생각되고 자연스럽게 그 계정을 신뢰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비용을 지불하면 24시간 내에, 또는 3일에서 일주일 등 일정 기간 내에 고객이 원하는 만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려준다. 예를 들어, 한 사이트에 5만 원을 내면 팔로워 수를 1000명으로, 1만 원을 내면 좋아요 수를 8000개로 늘려준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할수록 팔로워와 좋아요의 수는 증가한다.
팔로워와 좋아요의 수를 늘리는 원리는 업체가 고객의 계정에 대신 접속해 '좋아요,' '선팔(먼저 팔로우)' 등의 작업을 대신 해서 다른 인스타그램 사용자들과 소통하게 되고 그들을 고객의 팔로워로 만들어준다.
실제 ‘팔로워 늘리기‘ 서비스를 구매한 인스타그램 이용자 강모(31) 씨는 “일주일만에 팔로워가 3배가 넘게 늘어났다.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생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이용자 황모(25) 씨도 “구매 후 눈에 띄게 팔로워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걸 보니까 신기했다. 서비스에 굉장히 만족해서 재구매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을 내면서까지 인기를 조작하는 서비스가 등장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 한소원(22, 울산시 남구) 씨는 평소에 인스타그램을 자주 이용하지만 팔로워나 좋아요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려는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한 씨는 “사람들이 보여주기 식의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알고 인연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성대 디지털 미디어학부 김선진 교수는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수 같은 정량적 지표가 전적으로 신뢰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 교수는 “온라인 공간은 얼마든지 본인을 숨기고 거짓 정보를 흘릴 수 있는 공간이란 사실을 사용자들이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