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국민 신뢰 떨어뜨리는 언행, 책임 물을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막말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빨갱이’, ‘천렵질’ 등 막무가내식 저속한 표현이 잇따르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9일 문 대통령의 북유럽 3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非)공감의 태도로 나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고도 말했다.
‘천렵’이란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를 말한다. 민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6박 8일간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3개국 순방길에 오른 것을 비판하기 위해 ‘-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차명진 전 의원도 지난 6일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언급해 도마 위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 김원봉을 언급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경남 밀양 출신인 김원봉은 독립운동가이자 사회주의자다.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해 북한 고위직까지 오른 바 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원봉이 누구인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 놈”이라면서 “한국당 뭐 하냐? 이게 탄핵 대상 아니고 뭐냐? 우선 입 달린 의원 한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한국당 발 막말에, 황 대표의 리더십에도 금이 가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닷새 전 ‘막말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한국당의 막말에 국민들의 피로도가 상승했기 때문.
황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지금까지 잘못에 대해 돌을 맞을 일이 있다면 제가 다 감당하겠다고 했지만, 이제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가 없다”며 “또다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배설 수준의 막말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히 ‘막말 수도꼭지’”라면서 “경제 영토와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 외교를 ‘천렵질’이라고 비난하는 자유한국당, 제정신인가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역시 6·10 민주항쟁 32주년 기념사를 통해 ‘막말 논란’을 겨냥했다. 기념사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기념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하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