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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흔들자, 별빛이 "반짝반짝"...'은하수 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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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흔들자, 별빛이 "반짝반짝"...'은하수 술' 열풍
  • 취재기자 임소현
  • 승인 2015.11.03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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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잔 속에 옯겨 놓은듯"...보기 멋지고 맛도 일품, 젊은이들 열광

기다란 병을 잡고 아래 위로 흔들자, 투명한 보랏빛을 띄던 병은 순식간에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 채워진다. 병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은하수가 흐르듯 무수한 별빛이 흐른다. 병 안에 든 술을 투명한 유리잔에 따르자, 우주를 옮겨 놓은 듯 은하수가 소용돌이 친다. 이 술은 우주 속의 수 많은 별들을 담아놓은 것 같다하여 ‘우주술’로 불린다.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외관과 화려한 모습으로 SNS에서도 화제인 우주술은 관련 게시글마다 구입처를 문의하는 글이 넘쳐난다. 손 안에 별을 쥘 수 있기라도 하듯 우주술은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 잔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모습이 꼭 은하수의 모습을 띄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임소현).

사진 속에 있는 우주술의 본래 이름은 ‘비니큐(viniq)’다. 비니큐 공식 홈페이지(www.viniq.com)의 내용에 따르면, 비니큐 오리지날은 프리미엄 보드카와 포도 품종 중 하나인 모스카토의 향을 혼합해 포도의 풍미를 느끼게 한다. 비니큐의 가장 큰 특징인 별처럼 빛나는 미세한 은빛물질은 사탕이나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와 같은 것으로 제조됐다. 가격은 750ml에 19.99달러(약 2만 3,000원)이며 알코올 도수는 20도로 아름다운 모양에 비해서는 독주에 속한다.

▲ 왼쪽부터 비니큐 루비, 오리지날, 글로우 순이다(사진: 취재기자 임소현).

하지만, 많은 인기에 비해 우주술을 한국에서 구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아직 공식 수입허가가 나지 않아 대량으로 반입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 우주술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구매할 경우, 술값, 관세, 배송비까지 더해져 본래 가격보다 세배가 넘는 약 8만 원대의 가격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우주술을 찾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해외 구매 대행업을 하고 있는 이찬인(34, 부산시 금정구) 씨는 고객들의 우주술 구매문의로 인해 휴대폰 알람이 수시로 울린다. 그는 “우주술이 화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판매 품목에 추가했다.지금은 우주술이 매출 상승의 일등공신이다. 술이기 때문에 다른 품목에 비해 관세가 더 붙어 비싼 가격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 포털사이트를 통해 우주술을 해외 구매 대행으로 판매하는 홍보글을 볼 수 있다.

최근 SNS을 통해 우주술을 접한 안수진(26,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씨는 해외 구매 대행자를 통해 우주술을 선물용으로 주문했다. 그녀는 “친구에게 선물했더니 매우 신기해했다”며 “연말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가질 때 다시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우주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본래 미국에서 생산된 우주술인 비니큐를 모방한 제품이 한국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담긴 병의 모양만 다를 뿐 겉모양과 술잔에 따라진 모습도 거의 흡사한 보드카 제품으로 비니큐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 국내에서 제조된 우주술의 모습이다. 왼쪽부터 포도, 딸기, 수박 맛이 난다(사진: 취재기자 임소현).

부산시 사상구에서 3년 간 술집을 운영한 자영업자 김모(28, 부산시 북구 화명동) 씨는 최근부터 우주술을 이용해 칵테일을 만들어 가게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눈길을 확 끄는 모습의 우주술 덕분에 가게 홍보 효과가 크다”며 “최근 유행했던 과일맛 소주와는 다르게 달콤한 향과 맛도 나면서 시각적인 효과 또한 뛰어나 손님들에게 인기"라고 강조했다.

부산 진구 부전동에서 바를 운영 중인 이창훈(38) 씨 역시 우주술 덕분에 가게 홍보효과를 보고 있다. 그는 우주술을 판매하는 대신 한 테이블 당 한 잔씩 무료로 우주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 씨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우주술을 신기해하고 그 모습을 공유하고 싶어 SNS에 저희 가게 이름과 사진을 함께 올린다”며 “보기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듯이 술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주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제조된 우주술 중 일부에서 식용으로 금지된 색소가 검출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용된 색소는 공업용 색소로 과다 섭취할 경우 주의력 결핍 장애를 일으키는 아조루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술은 충남 천안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26) 씨가 제조한 것으로 양조장을 계약해 대량으로 생산하려는 시점에서 적발됐다. 

최근 부산의 한 주점에서 우주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대학생 윤정희(23, 부산시 사상구 모라동) 씨는 공업용 색소가 포함된 우주술에 관한 뉴스를 보고 “내가 마셨던 술에 안좋은 색소가 들어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 아니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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