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법안 보류' 결정...시민 '완전 철폐' 요구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범죄인 인도 법안’을 보류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집회는 현재진행형이다.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다시 거리로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은 이날 검은 옷을 입고 저항의 상징인 우산을 든 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 모였다. 이날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기준, 최소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재야단체와 야당은 이날 집회에 100만 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정부는 전날 법안 추진 보류를 결정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법안 심의는 보류될 것이며, 대중의 의견을 듣는 데 있어 시간표를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추후 다른 계기로 법안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시민들은 또 친중 인사인 캐리 장관의 사임도 주장했다. 캐리 장관은 시민들의 직접 투표가 아닌 친중국 성향의 선거인단의 간접 선거로 선출된 인물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법안을 완전 철폐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해외에서도 법안 철폐를 위한 시위가 개최됐다. 호주의 애들레이드 시에서는 약 500명의 홍콩인들이 모여 법안 철폐를 외쳤다. 애들레이드에서는 약 1000명이 법안에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시위에서는 ‘하얀 꽃’도 등장했다. 이는 전날 밤 고공시위를 벌이다 추락사한 30대 남성 량모 씨를 애도하기 위한 꽃이다. 량 씨는 정부 청사 인근 애드미럴티의 유명 쇼핑몰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홀로 법안에 반대하는 고공시위를 벌인 바 있다. 시민들은 이날 사고 현장을 찾아 하얀 꽃, 촛불, 편지 등을 놓아두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