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6년만에 한국 북한 미국 정상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악수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한국 북한 미국의 세 정상이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연출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 북미 정상, 가뿐히 넘은 군사분계선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북미 정상은 오후 3시 45분, 군사분계선 위에서 손을 맞잡았다. 악수를 나눈 양 정상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판문각 쪽으로 약 10여m를 걸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첫 월경이다. 두 정상은 이어 판문각을 배경으로 밝은 표정으로 서서 포즈를 취했다. 이어 북미 정상은 나란히 군사분계선을 밟고 남측으로 되돌아왔다.
이번 북미 정상 회동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9일 일본에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고, 김 위원장이 여기에 화답했다. 의전과 보안 등 현실적인 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북미 정상은 이들의 ‘끈끈한 관계’를 번개 회담의 비결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남측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트럼프 대통령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이런 하루만의 상봉은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며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해“우리 간에는 어떤 좋은 케미스트리가 있어 (판문점 상봉이) 성사되지 않았나 싶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북미 협상 다시 진행할 것”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자유의 집에서 약 1시간 동안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 사실상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돌입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2~3주 내 북미가 팀을 구성해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긴밀한 관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서 포괄적인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 주도 하에 비건 대표가 협상 대표를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3년 전만 해도 이 지대는 상당한 위협이 있는 지대였지만, 지금은 굉장히 평화로운 지역”이라며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언젠가 대북 제재도 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생각”이라면서 “전세계와 우리 남북의 8000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방금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양측에서 실무 협상 대표를 선정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