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침묵 속 북한의 ‘겁먹은 개’ 등 막말 견제
미국 중거리미사일 한국 배치에 반대 입장 표명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김해 갑)가 국방 현안에 대해 청와대나 정부와는 다소 결이 다른 견해를 잇달아 내놓아 주목된다.
민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남한 당국자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비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일련의 미사일 발사에 대하여 우리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북한이 우리를 ‘바보’ ‘겁먹은 개’ ‘도적’ 등으로 조롱하고 국방장관을 ‘웃기는 것’으로 비하하고 있는데 국방위 여당 간사로서 한 마디 한다”면서 “앞으로 한미 훈련이 끝나기 전에 또 (미사일 등을)발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남북대화 및 북미대화의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 건 인정되지만 강력한 말로써의 경고 대응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장관을 ‘웃기는 것’으로 지칭한 데 대해서는 “군 당국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의 명칭을 지휘소훈련으로 바꾼 것을 두고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악취가 안날 것 같으냐”고 비아냥댔다.
정경두 국방장관을 두고는 ‘웃기는 것’이라고 비하했고, 국방부가 북한이 쏜 미사일의 사거리를 놓고 우왕좌왕 한 데 대해서는 “사거리 하나 판정 못해 웃음거리가 됐다”고 비아냥댔다.
청와대의 긴급장관회의와 관련해서는 ‘겁먹은 개’라는 표현을 썼다.
민 의원은 또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아시아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주변 강국, 특히 중국을 자극할 수 있고 제2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민 의원은 사회자가 “우리가 받기 힘든 카드냐”고 묻자 “그렇다. 사드를 능가하는 파장이 올 것”이라고 말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당 내에서 중거리미사일 구상에 대한 반대 입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 한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후보 국가로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