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가 강의 도중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 여성과 비교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류석춘 교수는 강의 도중에 위안부와 관련해서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 정부가 아니고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그 과목의 수업 수강생 중 한 명이 매춘부와 과거의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는 비슷하다는 답변을 했다.
위안부 언급이 되면서 생각난 것이 있다. 나는 10대 때 평화나비 서포터즈 활동을 했었는데, 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었다. 여기에는 위안부 문제 알리기, 수요시위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중에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활동은 수요시위다. 수요시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다. 이 시위는 서울 소재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1시간 동안 열린다. 수요시위 날짜에 맞춰 각 지역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함께 수요시위에 참여한다. 내가 이 수요시위에 참여했을 때 든 생각은 아직도 위안부 문제는 확실하게 해결된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문을 가르치는 교수가 이런 가치관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했던 일제 강점기 때 지배당하는 쪽이었던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위안부 할머니들은 수십 차례 억울하고 고통스러웠다고 외쳤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류석춘 교수의 발언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류석춘 교수는 자신이 한 발언에 덧붙여서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발언에서 학문의 자유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 오히려 논점을 흐리고 그저 이 사태에서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에 급급해 보인다. 그리고 식민지 여성의 ‘약자로서의 위치’를 전혀 인지를 못 하고 있다. 개인의 역사의식을 떠나서 류석춘 교수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학교 측에서 반드시 징계해야 한다.
‘말’에는 많은 힘이 존재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이미지가 무너질 수도 있고 상처받을 수 있다. 발언 뒤의 해명은 이전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때는 이미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약자에 대한 혐오성 발언은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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