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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 회사에서 시판되고 있는 약의 특허 기간이 끝나면 다른 제약회사에서 같은 성분으로 약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시판되었던 약과 같은 성분일지라도 약을 판매하기 전에 그 약의 체내흡수율 차이와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시간이 경과되었기 때문에 내성에 따른 부작용 여부를 한 번 더 점검하자는 것이 당국의 의도이다. 이 테스트 아르바이트가 바로 ‘생동성 아르바이트’다.
생동성 알바 구인․ 구직 전문 홈페이지인 ‘알바메디’에 따르면, 생동성 알바는 테스트를 실시할 약의 종류에 따라 1-3일에 걸쳐 진행된다고 한다. 알바의 진행 방식은 이렇다. 먼저 30-40명의 부작용 테스트 알바생들을 기존에 판매되었던 약의 테스트 그룹과 이 약과 같은 성분의 카피약 테스트 그룹으로 나눈다. 그 후에 두 그룹에 각각의 약을 투여하고 일정 시간마다 알바생들의 피를 뽑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시판되었던 약과 똑같은 성분의 약을 테스트하는 알바라 하더라도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실제로 지난해 식약청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의 생동성 실험 중 이상약물반응으로 사망한 환자는 지난해 7월까지 최근 3년간 42명이며, 이 중 의약품 생동성 실험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은 13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위험한 알바’이지만, 생동성 알바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기는 뜨겁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인 알바몬에 따르면, 2009년 대학생 1,0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5% 이상이 높은 수익만 보장된다면 생동성 알바 등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 장안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승영(25) 씨는 2008-2009년까지 경기도 수원에서 총 3회의 생동성 알바를 했다고 한다. 그는 1박 2일 동안 용인 녹십자 병원에 입원하여 당뇨병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이 씨는 하루에 10회 가량 피를 뽑았고, 그가 받은 수당은 45만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뇨병 치료제 실험 기간 동안 저혈당 증세가 왔어요. 큰 이상 증세는 아니었지만 저혈당 증세로 인해 쉽게 배가 고프고, 약간의 두통을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금정구 남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강대민(27) 씨는 2008년 2박 3일 동안 혈압 치료제를 투여받았고, 그가 받은 알바의 대가는 40만원 안팎이었다. 그 후 강 씨는 다시 생동성 알바를 지원했으나, 생동성 실험이 끝난 지 3개월 만에 간수치가 높게 나와 알바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정균(27) 씨는 2009년 종로 하나의료원재단 ‘바이오코어’에서 두 차례 생동성 알바를 했다. 그는 비염치료제를 투여받던 중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구토 증세를 보여서 알바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생동성 알바를 주최한 제약회사에서 치료비를 지원받았지만 일정 기간 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 돈이 없으면 죽는 것도 아닌데, 쉽게 많이 버는 데 혹해서 생동성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요”라고 밝혔다.
2008년 부산 백병원에서 생동성 알바를 한 장호식(27) 씨. 그는 혈압 치료제를 투여받았고 ‘아직까지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건강한 남자 뿐 아니라 임신을 할 수도 있는 여자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알바라고 말했다.
알바몬에 따르면, 고 수익이라는 장점 때문에 생동성 알바 공고의 전체 조회 수는 일반 알바 공고의 전체 조회 수보다 2.4배나 많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카페를 통해 회원들끼리 생동성 알바 공고에 대해 공유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많은 알바 희망자들의 기대와 다르게 한국암환우연대 박영출 대표는 보통 신약 실험은 독성이 강해 종합병원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약에 대한 검증절차 없이 생동성 실험에 들어가면 많은 환자들은 마루타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브레이크 뉴스’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