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낙동강벨트 수성 성공, "부산이 디비졌다," 대선전에서 치열한 경쟁 예고
부산도 더는 새누리당의 텃밭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채우지 못하고 ‘붕괴’하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3당 체제에 돌입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각각 대승을 거둔 가운데 만들어진 결과다. 부산에서 전승 못 하면 과반이 깨질 수도 있다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말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투표율 55.4%를 기록했던 부산은 개표 결과 현재 새누리당이 12석, 더불어민주당이 5석, 무소속 1석을 확보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은 더이상 여당의 텃밭이 아니며 향후 대선 정국에서도 여야의 치열한 전투장이 될 것임을 입증했다. 북구·강서구갑 전재수, 사하구갑 최인호, 부산진구갑 김영춘, 남구을 박재호, 연제구 김해영까지 모두 5명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선거 전문가들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 새누리당 텃밭이라 불리던 부산에서 5명의 야당 후보가 선출되며 다시 한번 부산 민심의 준엄함을 깨닫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이른바 '낙동강벨트'에서 더민주는 경남의 김해갑과 을 포함해 4석을 확보함으로써 이 지역이 더민주의 새로운 '블루 오션'임을 입증했다.
부산진구갑의 더민주 김영춘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서울에서 고향 부산으로 내려와 3선 의원에 도전했지만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 대결해 3% 차이로 석패했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같은 지역, 같은 후보와 맞붙어 3% 표 차로 승리하면서 “부산 부활의 선봉장이 되겠다”던 말을 지키게 됐다.
북구·강서구갑의 더민주 전재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부터 출구조사까지 점점 상승하는 지지율로 새누리 박민식 후보를 긴장하게 만들더니 결국 3번의 도전 끝에 축하 화환을 목에 걸었다. 사하구갑의 더민주 최인호 후보도 새누리 김척수 후보를 밀어내고 당선되면서 북구·강서구갑의 전재수 후보와 함께 낙동강 벨트를 승리를 견인했다.
연제구 더민주당 김해영 후보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생 스토리를 가진 30대 변호사’ 타이틀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며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새누리 김희정 후보를 누르고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17대 총선부터 총 4번 국회의원에 도전한 더민주 박재호 후보 역시 '3전4기' 끝에 결국 남구을에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남구을은 지금까지 새누리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였는데 12년 동안 계속해서 도전하며 남구에서 기반을 다진 박 후보가 노력의 결실을 봤다.
사상구에서는 새누리 공천에 불만을 가지고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 장제원 후보가 새누리 손수조 후보와 더민주 배제정 후보를 누르고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됐다.
경남에서도 성난 민심이 일렁였다. 김해갑과 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김경수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창원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 양산을에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후보가 뽑혔다. 지난 19대 총선에 부산·경남 모두 합쳐 야당에게 4석만을 내줬던 새누리가 이번 총선에서는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이는 더민주의 정권심판론과 무소속 돌풍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과거 총선 때마다 공천 물갈이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며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던 것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현역의원 100% 공천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버리지 못한 것이 패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로써 ‘부산에서 새누리당 공천은 곧 당선이다’라는 통념은 깨지게 됐다.
부산 당선자
△중구·영도구 새누리당 김무성 △서구·동구 새누리당 유기준 △부산진구갑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진구을 새누리당 이헌승 △동래구 새누리당 이진복 △남구갑 새누리당 김정훈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북구·강서구갑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북구·강서구을 새누리당 김도읍 △해운대구갑 새누리당 하태경 △해운대구을 새누리당 배덕광 △사하구갑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사하구을 새누리당 조경태 △금정구 새누리당 김세연 △연제구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수영구 새누리당 유재중 △사상구 무소속 장제원 △기장군 새누리당 윤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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