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결과, 소비자 146명의 사망을 불러 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장본인으로 꼽힌 옥시 레킷벤키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불매운동으로 불붙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유해물질 PHMG 위험성을 알면서도 판매한 것이 알려지면서, 본사 레킷벤키저 제품 전체 불매운동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 옥시 아타 올라시드 샤프달 대표가 한국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데 이어,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가 3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닌 여론무마용 기자회견과 사과라는 비판적인 시선은 거두어지지 않고 있다.
약국의 불매운동은 온라인을 타고 번졌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약국의 안내문에는 “옥시 불매 운동에 동참해 (옥시 제품인) 스트렙실과 개비스콘을 판매하지 않는다. 옥시는 책임지고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들 액품은 약국에서 많이 팔리는 제품들 중 하나이며, 계속해서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약국이 느는 추세다. 약국 불매운동 소식을 접한 대학생 김진구(21, 부산시 영도구) 씨는 “이런 양심적 약국들을 더 많이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약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최유미(30, 부산시 연제구) 씨는 “하나라도 더 팔아야하는 약국에서 (불매운동이) 쉽지 않은 결정일텐데, 약사들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레킷벤키저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의 이름이 적힌 목록도 배포됐다. 옥시 제품 검색을 차단하는 ‘옥시 블로커(Oxy-Blocker)’란 이름의 구글 확장 프로그램도 나왔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라고 밝힌 ID 'hooriza'는 “최소 14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방치한 옥시에 대한 보이콧으로, 네이버와 다음 쇼핑, 11번가 검색 결과에서 옥시 제품을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제공합니다”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온라인상의 이런 노력에 한 네티즌은 “나 하나 불매한다고 해서 회사에 큰 타격이 가지는 않겠지만 우리 모두 힘을 모으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불매 운동을 독려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전국민적인 이슈로 부상하자, 롯데마트는 3일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도 판촉 할인 행사를 줄였다. 소셜커머스 위메프 역시 옥시 제품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유명인들의 옥시 불매운동 참여도 시작됐다. 배우 김동완 씨는 개인방송 서비스인 브이앱을 통해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그는 "피해자 가족들을 응원하는 것은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옥시에서 생산되는 제품명과 그 대체 제품명을 하나하나 고지했다. 브이앱 사용자들은 “공인이 이런 데 동참하다니 더 새롭게 보인다,” “김동완 정말 멋지다. 불매운동이 많이 알려져야 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온·오프라인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옥시 레킷벤키저 불매운동은 이렇게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