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차벽에 여당 “수고했다” vs 야당 “과잉진압”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계속되면서, 최근 확진자 수는 두세 두 자릿수를 오가고 있다. 이런 행태에 추석 연휴에 시행된 추석특별방역이 결국 소용없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이후 환자 증감 양상과 감염 확산 등 상황을 파악한 후 오는 11일에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또다시 광복절·개천절 집회에 이어서 한글날에도 집회를 신고해 이를 사이에 둔 정치권의 충돌이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경찰의 집회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 규모의 집회가 신고됐기 때문인데, 이에 개천절 당시처럼 많은 경찰들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집회를 신고한 단체는 ‘8·15 비상대책위원회’, ‘자유연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등이다. 이들은 각각 1000명, 2000명, 4000명 씩 여러 건의 집회와 행진을 신고했다. 경찰은 서울 전역에서 1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한 방역당국 방침에 따라 이들 모두 금지 통고를 내렸으나, 일부 단체는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 법원 판정에 따라 진행될 수도 있다.
이런 집회 예고에 정치권은 격론을 벌였다. 지난 8일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당과 야당은 경찰의 개천절 집회 대응을 두고 의견이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개천절 집회 당시 경찰은 차벽을 설치해 집회 참석을 막았다. 이를 두고 여당은 “수고하셨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야당은 “과잉 진압”이라며 많은 수의 경찰을 동원한 데에 대해 비판하며 나섰다.
지난 개천절 집회 당시 한 서울시민은 SNS에 “종로1가, 광화문은 최대한 오지 마세요. 집회 막으니까 주변으로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경찰 통제에도 불구하고 몸싸움 벌이고 있다”며 심각성을 알렸다. 이에 따라 한글날 역시 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일부 누리꾼은 집회 참가자들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른 누리꾼은 경찰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점을 들어 “과잉진압의 폐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희주(22, 서울시 성북구) 씨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피곤한데, 저렇게 집회로 소란스러우니 더 피곤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 달이 넘어가도록 2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가 8월의 재확산 후로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1단계 기준인 50명 미만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석 감염이 아직 전부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 데다가 ‘깜깜이 감염’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거기다 이어지는 한글날 연휴에도 여행객이나 집회 예고 등으로 거리두기 단계 하향 여부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