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 국회 본회의 통과
대표적 게임 규제법...10여년간 존속 게임문화 바꿔
"환영한다" "실효성은 미미" 네티즌 의견은 엇갈려
지난 2012년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게임 대회 한국 예선 결승전에서 한 프로게이머가 갑작스럽게 게임을 포기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중3이었던 이승현 선수는 “아 맞다, 셧다운 당하는데”라는 글을 남긴 후 초반 올인 전략을 사용해 게임에서 패배했고 상금 500달러를 놓치고 말았다.
셧다운제란 2011년 11월부터 도입돼 청소년보호법 제26조에 따라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심야 게임 규제법으로 밤 12시가 지나면 온라인 게임 접속이 강제로 차단된다.
이처럼 국내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 대표적인 규제로 꼽혀 왔던 게임 셧다운제가 내년 1월 1일 폐지된다.
12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게임 셧다운제 폐지를 주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 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 2021년 8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의 후속 조치이다. 개정안의 주 내용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심야시간대 온라인 게임 시간제한 및 위반 시 벌칙 규정이 삭제되고 개정안 용어 ‘중독’을 ‘중독ㆍ과몰입 병기’라는 용어로 치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게임 중독 및 과몰입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해서도 상담, 교육, 치료 등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한편, 개선 전이든 후든 셧다운제의 필요성과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중학생 권민재(16) 군은 “셧다운제가 처음 도입됐을 때 게임을 못 하게 돼 짜증났던 기억은 있으나, 주위 친구들 대부분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 개인정보를 빌려 계정을 만들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셧다운제를 뚫을 수 있다”며 “실효성과 필요성이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셧다운제는 2000년대 초반 게임 과몰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2005년 국회에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2011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셧다운제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2014년 11월과 2016년 12월 두 차례 제도 개선을 추진했으나 법률 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 ‘셧다운제 개선’을 정부 ‘규제챌린지’ 과제로 선정하고 재검토한 결과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는 모바일 게임이 시장을 주도하고 OTT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청소년이 많아짐에 따라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부모와 자녀가 자율적으로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로 게임시간 제한제도를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된 배경으로는 게임 환경의 변화 뿐 아니라 선진국은 개인과 가정의 자율적 조절을 원칙으로 하는 점과 과거 대비 학부모의 게임 지도 역량이 높아진 점 등을 참고했다.
게임 셧다운제를 직접 겪어 본 김도윤(18) 군은 “셧다운제 때문에 급히 게임을 종료해야 해 이기고 있던 게임을 패배했을 때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게임을 통제하는 셧다운제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들도 불만이 많았으나 이제라도 법안이 개정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교육부, 문체부 등과 협조하여 ▲학교 내 건전한 게임 이용 교육 확대 ▲게임시간 선택제 편의성 제고 ▲보호자 대상 게임 정보제공 확대 등 과몰입 예방 조치와 치유 캠프 확대 등 게임 과몰입으로부터 일상회복 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