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콘크리트 이용한 K-감성 카페 유행...알레르기 호흡기 피부질환 등 건강 악영향 우려
취재기자 김나희
승인 2022.05.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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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철근, 배관 등 노출시키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한국서 유행
시민들, 콘크리트의 특성을 살리는 본래 의미 잃고 변질된 인테리어에 비판
미흡한 마감 처리는 시멘트 가루 등 흩날릴 수 있어 호흡기·피부 질환 유발
최근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가 카페에서 유행하고 있다.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낡은 공장 같은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다. 내부 공사를 하다가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콘크리트 벽이나 벽돌, 철근, 배관 등이 드러나게 살리고 콘크리트의 특성을 이용해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유행이 과열되면서 변질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마감 작업 없이 건물 전체에 콘크리트를 노출시켜 사용하고 벽돌과 돌을 바닥에 쌓아 두는 등 과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카페 사진을 SNS에 올린 한 네티즌은 "이 정도면 건물 짓다가 공사비가 모자랐던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벽돌에 콘크리트 대충 바르고 마감 덜 된 상태가 노출 콘크리트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힙'하다는 'K-감성' 아래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카페들은 본래 노출 콘크리트의 의도와 달리 경제성만을 챙기며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곳이 많다.
이러한 인테리어는 건강에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는 마감재를 생략하고 노출된 콘크리트 그대로 인테리어를 마감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멘트 가루나 석면 가루 등이 흩날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카페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고,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로 인한 카페 위생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카페를 방문한 김연우(20) 씨는 "인스타에서 유명한 곳이라는 말을 보고 방문했는데 여기저기 콘크리트 벽이 다 보여서 좀 놀랐다"며 "이런 곳에서 파는 음식에는 시멘트 가루들이 들어가 있을 것 같아서 먹기가 찝찝하다"고 말했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이용한 안도 다다오의 '본태 박물관'이나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을 보면 해당 카페들의 인테리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사용하려면 좋은 품질의 건축 자재와 제대로 된 마감 처리가 필수적이다.
MZ세대에게 '빈티지'는 '감성'이자 '힙'스러움의 핵심인 만큼, 앞으로도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닌, 인테리어의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건강한' 인테리어를 지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