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의 자유로운 기차 여행을 위해 마련된 ‘내일로’ 티켓 제도가 코레일의 무분별한 입석표 발권 때문에 객실 내 혼잡을 일으켜 일반 승객에게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12월부터 2월까지는 ‘내일로’ 시즌이다. '내일로'는 코레일이 판매하는 기차 프리패스권으로 5일권 5만 6,000원, 7일권 6만 2,700원 등 파격적인 가격에 발매되고 있다. 이 티겟으로 새마을, 누리로, 무궁화호, 통근열차의 입석 및 자유석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발매는 코레일 홈페이지 또는 역창구에서 할 수 있다. 이용대상은 만 25세 이하만 가능하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티켓을 발권하다 보니 인기 있는 특정 노선, 특정 일자에 이용자들이 몰려 객실 내 혼잡상황을 불러오고 있다. 내일로 이용자들에게 가장 있기 있는 객실은 ‘열차카페칸’이다. 기존 기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칸으로서 간단한 먹거리, 오락거리를 유료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내일로' 티켓으로 탑승한 젊은이들이 카페칸에 몰려들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채 바닥에 앉아 있는 일이 많다. 카페칸에서 만난 경북 경산시의 대학생 조지웅(26) 씨는 “매년 '내일로'를 이용하는데 그때마다 카페칸으로 온다. 바닥에 앉아 있어도 역무원이 제지하지 않아 얼굴에 철판 깔고 앉아 있는다. 카페칸의 다른 이용 고객을 신경 쓰면 '내일로'로 여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카페칸에 들른 부산의 직장인 이민제(33) 씨는 “열차를 자주 이용하는데 카페칸이 너무 북적여 놀랐다. 아무리 '내일로' 시즌이라지만 카페칸 바닥에 앉아 있는 것은 보기에도 안 좋고,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고객으로선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구의 직장인 김현모(56) 씨는 “카페칸에 자전거를 거치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입석이나 내일로 이용자들이 그곳까지 점령해 자전거 세워두기가 곤란하다. 자전거로 인한 2차 사고도 걱정되고 내 자전거도 잘 보관될 수 있을지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카페칸은 입석표 구매자와 내일로 이용자들이 뒤섞여 미어터질 정도로 꽉 차있었지만 승무원은 간단한 표 검사만 한 체 다른 객실로 넘어가곤 한다.
한 기차당 몇 명의 입석자들이 탑승시키는지 코레일 측에 물으니 “열차마다 달라서 정확한 집계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입석표 발권을 제한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너무 많은 인원이 탑승하면 안 되니 어느 정도 제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내일로' 티켓을 너무 많이 발권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내일로 관계자는 “하루 발권 누적 매수를 집계해 혼잡을 막기 위한 발권 제한을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혼잡한 상황과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이용자들에 대한 구체적 안전사고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물으니 이 관계자는 “안전대책이 있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 주지 않았다.
승무원은 4개 객실에 1명이 배치된다. 무궁화호의 경우, 1개 객실에 72명 좌석이 있으니까 좌석 이용자 280명은 물론 입석 및 내일로 이용자까지 관리해야 한다. 열차 이용객들은 이렇게 많은 숫자의 승객을 승무원 1명이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