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양육자 늘어난 만큼 유실·유기되는 동물 사례 함께 ‘급증’
물건 훼손·짖음 등 동물의 행동 문제와 많은 지출로 인해 양육 포기해
반려동물 더 이상 소유 물건이 아닌 책임져야 하는 생명체로 인식해야
최근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위기에 노출돼 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여러 가지 이유로 유실·유기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유기 동물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유기동물은 버려진 반려동물을 뜻한다. 반려인이 키우다 실수로 잃어버렸는지, 의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버렸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주인이 돌보지 않고 내다 버린 동물로 통칭한다.
반려동물은 다양한 이유로 유기된다. 비싼 병원비,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제약, 무분별한 펫 분양샵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잘못은 변덕스럽고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동물 주인에 있다. 그렇다면 동물을 키우다가 유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 의식조사를 했다. 반려동물 양육자 약 1200명을 대상으로 양육 포기 또는 파양 고려 경험을 조사한 결과, 22.1%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 포기 또는 파양 고려 이유는 ‘물건 훼손·짖음 등 동물의 행동 문제’가 28.8%로 가장 많았고 ‘예상보다 지출이 많음’이 26.0%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에 너무 쉽게 노출돼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 소유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양육비와 동물의 행동에 대해서 심기가 불편하다며 예상치 못한 변수라고 핑계를 들어 키우던 동물을 유기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자식 한 명을 키우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유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 사정과 마음이 어땠는지 알지 못한다고 되레 화를 내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다. 반려동물을 돈 아니면 화풀이 대상, 가지고 노는 장난감, 움직이는 인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그저 귀엽고 멋있다는 이유로 멋대로 신체 일부를 자르거나 때리고, 인공적으로 교배시켜 새끼를 낳게 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 반려동물로 키우다 유기된 동물을 임시 보호하는 곳에는 이름도 없는 동물들이 있다. 숫자로 된 이름을 가진 동물들은 새로 입양을 보낼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안락사하게 된다. 사람은 누군가 자기 목숨을 구해주면 그렇게 감사하다고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왜 작은 동물의 생명에 관한 소중함은 무심한지 의문이 든다.
반려동물은 더 이상 사람의 소유 물건이 아닌 책임져야 하는 소중한 생명이다. 인간과 같이 비인간 동물 역시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인 ‘동물권’을 가지고 있다. 동물은 사람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감정을 가진 똑같은 생명체이다. 동물보호의 관점이 소유 물건에서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전환된 만큼 반려동물 소유자 역시 동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