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서는 싸다. 당연히 수도권은 물론 창원, 울산보다도 싸다. 하지만, 부산 사람들은 부산에서 유독 해운대구의 아파트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고들 말한다. 수영구에 사는 박강옥(50) 씨는 “해운대 아파트 가격을 보면 정말 놀라워요. 해운대는 자꾸 오르기만 합니다. 다른 구 아파트 가격과 격차가 너무 커서 박탈감이 생겨요”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해운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전과 비교해서 지난 2월 1.42% 상승했다. 1월에는 1.01%, 2007년 12월 0.9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곳 아파트 가격은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부산 지역 전체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평균보다 4-5배 높은 것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해운대구의 아파트값은 부산 지역 주택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해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봄 이사철과 맞물려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해운대 장산에 사는 배수환(51) 씨도 예전보다 해운대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해운대구 좌동에 사는 그는 32평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현재 가격이 2억 4000만원이며, 이는 1년 전과 비교하여 약 20%가 올랐다. 그는 이 아파트에서 산 이후로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대답했다.
해운대구 우동에 사는 정재국(51) 씨 또한 아파트 값은 1년 전과 비교해서 약 7000만원이나 올라 해운대구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해운대구로 이사를 가게 된 주부 윤여경(31) 씨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이사했다고 한다. 영어로 수업하는 유치원으로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다. “해운대 아파트들이 정말 비싸서 대출 받아 왔는데, 아이 교육 때문에 힘들어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부산시청 김덕영 씨는 해운대구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이유로 센텀시티에 롯데백화점이 오픈했고, 2009년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명품거리가 형성되며, 관광, 조망권, 도로, 학군, 주거 환경 등이 타 지역보다 좋아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영구 망미1동 포스코아파트에 사는 박선희(52) 씨는 해운대보다는 수영구의 아파트들은 분명히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포스코아파트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그녀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가격이 떨어지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값이 내리는 부산의 아파트로 인해 이사를 가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금정구에 사는 이수민(22) 씨는 오히려 “해운대가 비싸면 다른 구로 이사를 가면 되지 않느냐”면서 딱히 부산 아파트 가격 때문에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집도 해운대로 이사 가려 했는데 비싸서 그냥 계속 살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연제구에 사는 이익재(52) 씨 또한 “돈이 있으면 해운대로 이사 갈 것이고 돈이 없으면 싼 구의 아파트로 가면 되는 거 아니냐”며 돈이 없어서, 혹은 돈이 많아서 다른 지방으로 이사 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로 이사 가지 않는 한 부산의 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낫다고 얘기했다.
부전동 ‘베르빌부동산'의 신도일 씨도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서면 중심가는 회사가 몰려있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고, 회사가 없는 지역은 가격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와 하락세가 부산 인구를 줄어들게 하는 이유인가에 대해서, 부산 시청 주택정책팀의 김덕영 씨는 부산 아파트 가격이 싸서 타지로 이사를 가는 사람들보다는 부산의 기업과 공장 등 일자리가 부족하여 직장을 얻기 위해 이사를 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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