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난맥 속 야권을 밀어준 표심 정확히 헤아려야
2024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민심과 윤석열 정부의 통치 방향에 대한 분노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번 4.10 총선은 뿔난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투표함을 통해 나타낸 불만과 우려의 증명이었다.
이번 총선의 주목할 만한 측면은 여당의 참패다. 거대 양당의 피 튀기는 네거티브 선거 속 승리를 꿰찬 건 더불어민주당과 돌풍의 주인공, 조국혁신당이다. 각종 사법 리스크와 멸문지화급의 정치적 압박 속에서 그들이 승리를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 시대. 현재 대한민국의 경기는 말하기도 지친다. 22대 총선의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과 불신 그 자체였다. 야당의 지속적인 유세 대목이었던 정권심판론이 수면 위로 떠올라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각 당 소속의원들의 분란과 이탈을 통해 진행된 신당 창당. 합당 선언 후 되풀이된 분열과 번복의 과정은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
야권의 압승은 여권에 충격이었다. 사람들은 치열한 공천과 경선 과정, 서로 깎아내리기 바쁜 유세 멘트엔 생각보다 큰 관심이 없었다. 시시각각 바뀌는 정치적 이슈와 선거 과정을 하나하나 살펴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자극적인 이슈는 한낫 가십거리에 불과하다. 가십은 금방 잊혀지기 마련이고 투표를 결정짓는 데는 민생 현안이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는 총체적 난국이다. 심각 수준인 기후 위기 속 남발된 개발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도 우려를 갖게 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은 총체적 국정 난맥상을 보여준다.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는 호주로 향했고, 용기 있는 자에 대한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명 대파 논란은 고물가, 고금리 시대 속 이해할 수 없는 코미디 같았다. 야당의 압승은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보단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의 이름으로 내리는 벌이라고 본다.
압승을 거둔 야당은 민생을 챙기고 정책 의제를 추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먼지가 가라앉고 새로운 정치 지형이 형성됨에 따라 민주주의, 책임, 그리고 진보의 원칙에 의해 더는 국민들의 내일이 두렵지 않도록 앞에 놓인 과제들을 철저히 수행하고 지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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