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87조 원 적자에 국가채무는 1,126조 원
여야가 쏟아낸 개발 사업 공약이 실행 가능할지 의문
매번 선거 이후 느껴지는 거리의 한적함을 아는가. 지나가는 행인들과 차 소리만 들려오는 일상과 달리 선거가 다가올 즈음이면 선거 유세하는 이들의 소리로 거리가 들썩인다. 모르는 이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지나가는 버스 안의 승객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한다. 여러 정당에서 자신들의 상징이 되는 색을 앞세우며 거리를 물들인다. 이 모든 것이 국민 한 사람의 한 표를 받고자, 민심을 얻고자하는 동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는 순간 마치 꿈을 꾼 것처럼 일상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 분명 일상으로 돌아온 것임에도 나는 그 한적함이 애석하게 느껴지곤 한다.
이제 총선을 차분히 결산해야 할 시간이다. 여야가 내세운 공약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재정난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다. 총선 다음 날인 4월 11일, 2023년 국가 결산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공개된 내용에 의하면 작년 한 해 87조 원 적자에 국가채무는 1,12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여야가 쏟아낸 개발 사업 공약이 실행 가능할지 사실상 의문이다. 정부가 내세운 감세 정책이 대한민국 현 경제 상황과 맞다고 보기 힘들다. 작년 한 해 결산만 보아도 수입과 지출이 예상 범위를 벗어난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치색을 떠나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재정 운영 방안을 제시하는 것 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국가 재정난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만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여야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직면해야 할 것이다.
이번 4.10 총선 이후 SNS를 달군 사진이 한 장 있다. 전국 개표 결과를 지도에 표시한 그림이다. 누가 자로 재기라도 한 듯 동과 서의 차이가 극명했다. 이미 남북 분단을 경험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번에는 동과 서로 정치색 분단을 경험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여야를 각각 지지하는 위성정당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범야권 192석으로 야권이 압승한 가운데 여소야대로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를 감당할 윤 정부와 여당의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의 알량한 자존심 싸움은 멈춰야 한다. 폭탄돌리기 하듯 국가 문제를 떠넘기기보다 여야 모두 민생안정을 진정으로 돌아볼 줄 아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여야가 쏟아낸 개발 사업 공약이 실행 가능할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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