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활동지수',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봄철 높은 강수량·기온에 모기 서식 환경 조성
7~8월 폭염·장마에 한 풀 꺾여...방충망 등 설치해야
“작년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유 씨는 매일 밤, 자기 전에 항상 전자 모기향을 켜고 전기 파리채를 곁에 둔다. 그런 수고스러움에도 유 씨는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모기에 물려 가려운 허벅지에 연신 물파스를 발라댔다.
유 씨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이달 초부터 연일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등에 모기 개체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었다.
서울시 평균 모기 활동지수는 지난 6월 2일부터 2주가 넘은 오늘까지도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인 65.6에서 약 1.5배가 높아진 수치이다.
모기 발생지수도 2주가 넘도록 4단계(불쾌)를 유지하고 있다. 4단계는 야외에 모기 유충 서식지가 50~100% 범위로 형성된 단계이며, 단독주택 밀집 지역은 집안에 침입하는 모기가 하룻밤에 5~10마리 정도 된다. 야간 운동 후 한 곳에 10~15분 이상 서 있으면 5마리 이상의 모기에 물릴 수 있는 단계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늘어난 모기 개체 수는 높은 기온뿐만 아니라 강수량에도 영향을 받았다. 작년과 다르게 이른 봄부터 비가 많이 내릴뿐더러 물웅덩이 등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일찍이 조성됐으며, 높은 기온으로 유충도 빨리 성장해 개체 수가 더욱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급증한 모기 수에 따라 서울의 자치구들은 여러 가지 모기 방역 조치에 나섰다. 먼저 서울 강남구는 진입이 어려운 하천·등산로 구역에 모기와 깔따구 유충만을 죽이는 친환경 살충제를 담은 드론을 띄워 10월까지 매주 2회 방역 조치를 한다. 종로구는 매월 말일을 ‘모기 유충 퇴치의 날’로 정하고 9월까지 자체 소독이 어려운 단독·소규모 주택에 모기 구제(驅除) 제를 지원해 변기 물을 내리는 방식으로 방역 동참을 격려했다.
한편, 다가오는 7~8월에는 모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도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 디지털 모기측정기(DMS) 자료에 따르면 6월의 6만 8000여 마리, 7~8월에는 각 5만 3000~5000여 마리로 약 1만 마리가 덜 채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변온곤충인 모기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장마철 폭우는 유충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모기를 방지하기 위해 빗물받이 등에 고인 물은 계속 비워줘야 하며, 하수구에 방충망을 씌우거나 환기구에 모기 망을 설치해야 한다. 대형 모기 발생원이 확인되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 방역 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