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리온·네슬레 코리아 등 기존 상품 변형해 개발...건강제품 이미지 타고 매출 상승 / 이슬기 기자
허니, 바나나, 단짠(달고 짠맛)에 이어, 이번에는 제과업계에 녹차 열풍이 불고 있다. 단맛이 많이 나는 기존의 과자와는 달리 녹차 제품은 적당한 씁쓸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녹차는 초콜릿·비스킷과 궁합이 맞아 제과업체가 이들을 결합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제과업계에서 매출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는 최근 잇따라 다양한 녹차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말 ‘팜온더로드 그린초코코’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녹차 제품을 선보였다. 해당 업계는 올해 △갸또 그린티(5월), △누드 녹차 빼빼로(7월), △몽쉘 그린티라떼(7월), △드림카카오 그린티(9월)를 차례로 출시하며 녹차 열풍에 가세했다.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녹차 제품은 대부분 기존에 나온 비스킷과 초콜릿에 녹차 맛을 더한 방식이다. 대학생 이화령(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녹차 맛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예 새로운 상품이었다면 익숙하지 않아서 사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존의 상품을 변형시킨 것이라서 자연스럽게 녹차 맛 과자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녹차 제품 매출 총액이 지난 10월 30억 원에 달했다. 특히 ‘누드 녹차 빼빼로’는 출시 첫 달 매출이 6억 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계 식품회사 네슬레 코리아도 지난 10월부터 ‘킷캣 그린티’를 선보였다. ‘킷켓 그린티’는 국내에 출시되기 전 일본 여행을 하면 현지에서 필수로 구매해야 과자로 불릴 만큼 인기 있었던 과자다. 한국에서 ‘킷캣 그린티’가 인기를 얻자 네슬레는 한국에만 ‘킷캣 대용량 팩’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리온도 최근 그린티 계열의 제과 제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 10월에는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 말차'를 출시했고 11월에는 '초코파이情 말차라떼'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사실 오리온은 국내 출시 전 외국시장에 먼저 ‘초코파이 말차’를 내놓았다. ‘초코파이 말차’가 중국 출시 두 달 만에 6,000만 개 판매에 도달하자 이에 힘입어 국내에 선보인 것이다. 국내에 출시된 ‘초코파이 말차’는 소셜커머스 과자쿠키·파이 영역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슷한 맛의 과자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왔다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요즘 과자 시장이 아쉽다는 소비자의 반응도 있다. 회사원 이민희(23,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 씨는 “옛날 과자제품 중에서는 장수 제품들이 많이 있는데 요즘에는 유행에 따라 한순간에 여러 개의 과자가 생기고 사라진다”며 “유행을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을 출시하는 것은 좋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먹을 수 있는 장수 과자는 잘 생기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녹차 맛 열풍에 대해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과자의 단순한 단맛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요를 파악한 시도”라며 “녹차 맛은 20~30대들 사이에서 마니아 층이 있을 만큼 선호 받아온 맛인데, 이를 과자나 초콜릿 등에 더함으로써 매출이 꾸준히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