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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승차 거부"...카카오택시 '손님 골라 태우기'에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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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승차 거부"...카카오택시 '손님 골라 태우기'에 불만 폭주
  • 취재기자 천동민
  • 승인 2016.12.26 15:1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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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 뜬 목적지 보고 호출 외면, 손님들 몇 십 분씩 기다리기 일쑤..."목적지 입력 항목 삭제돼야" / 천동민 기자
부산에 사는 대학생 전모(22, 부산 금정구) 씨는 최근 카카오택시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다. 부산대에서 구서동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세 번이나 호출했지만 응답하는 택시가 없었다. 결국 20분이 지나서야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 구서동으로 갈 수 있었다. 전 씨는 “근처에 호출을 기다리는 택시는 많이 있다고 뜨는데 정작 호출에 응하는 택시는 단 한 대도 없었다”며 “금방 택시를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응답을 기다리다 시간만 허비한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카카오택시 앱을 시작하면 위와 같이 택시를 호출하는 화면이 나타난다.사진: 카카오택시 앱 화면 캡쳐).
‘카카오택시’는 작년 3월 카카오가 출시한 O2O(Online to Offline) 기반 서비스로, 스마트폰을 통해 택시 기사와 승객을 이어주는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다. 승객이 카카오택시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근처에 대기 중인 택시를 보여주고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쉽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 측이 내세운 장점.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의하면 누적 호출 2억1000만 건을 넘겼고, 누적가입자 수는 1,15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75만 콜을 기록할 만큼 많은 승객이 이용하고 있다. 호출의 편리함에다 기존에 콜택시를 이용할 때 내야 했던 수수료가 없고 기사와 차량 정보까지 알려줘 승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 김모(21, 부산 남구) 씨는 금정산으로 엠티를 갔다가 다음 날 아침 카카오택시를 호출했다. 김 씨는 “분명 근처에 택시가 많은데 단 한 대도 호출을 받지 않아 30분 가량을 길에서 허비했다”며 “이른 시간 도시 외곽에 있어서 호출을 받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전했다. 같이 택시를 탄 대학생 박모(21, 부산 금정구) 씨도 “택시 앱 출시로 인해 기사들만 이득을 보는 것 같다”며 “기사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지역으로만 운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택시 앱 출시로 새로운 승차 거부 방식인 ‘승객 골라 태우기’가 생겨났다.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에는 기사가 승객의 승하차 위치를 미리 알 수 있어 도시 외곽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의 호출은 일부러 받지 않는 것. 한국교통연구원의 지난 11월 전국 8,40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택시 앱 이용 불편사항 설문조사에서 23.8%가 호출 시 응대가 잘 안 돼서, 17.4%가 목적지 등의 이유로 배차나 승차 거부를 당해 불편함을 겪었다고 답했다. 택시 앱의 등장으로 구석진 곳에 차를 정차한 뒤 앱을 통해 먼 거리로 이동하는 승객을 찾은 뒤 이동하면서 승차 거부 단속을 피하는 기사들도 여럿 볼 수 있다. 대학생 정모(24, 서울 서대문구) 씨는 “집 근처 골목길에 택시 기사가 차의 시동을 끄고 카카오택시 앱으로 승객을 찾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는 택시를 잘 이용하진 않지만 이런 기사들 때문에 택시 이용객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 유모씨(24, 부산진구)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길가에 정차해 있는 택시가 있어 타려고 다가갔지만 기사는 시동을 끈 채 스마트폰만 보고 있어 허탕을 쳤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택시 기사용 어플을 설치해 승객들의 호출을 보고 서비스 여부를 결정한다.(사진: 취재기자 천동민).
승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반면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앱 출시로 인해 편리한 점이 많아졌다고 한다. 택시기사 이모(38, 창원 마산합포구) 씨는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서 불필요한 이동이 줄어들었다. 승객들이 호출하면 위치를 보고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모 씨는 ‘승객 골라 태우기‘에 대해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승객에게 여러 명의 기사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사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호출에 응하거나 응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승차 거부로 보는 것은 억지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카카오택시 앱의 '호출 거부'의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사들이 호출을 받은 다음 취소하면 신고하기 기능을 통해 신고할 수 있지만, 애초에 호출을 받지 않는 경우는 지금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며 “추후에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디”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강상욱 선임연구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배차가 잘 안 되거나 목적지 등의 이유로 배차나 승차를 거부하는 문제, 택시 앱 제공정보의 낮은 활용성 문제 등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하며, 승차 거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싱가포르처럼 택시 앱 호출 시 목적지 입력을 강제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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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c 2017-07-05 16:59:57
손님들에게만 맞춰진 서비스만 생각말고 기사들을 배려했으면 좋겠다. 콜 잡고 달리고 있으면 취소하고.. 그리고 손님과의 거리가 먼 콜은 뜨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해뜸맘 2017-01-08 08:05:50
목적지가 뜨니까
골라태우기가 더 심해질꺼 같아요
분명 카카오가 편한 어플임에는 분명하나 대책이 필요할것 같네요

퍼포민트 2017-01-01 16:43:04
간만에 만나는 동창글과의 즐거운 술자리, 이얘기 저얘기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넘어가고 있는데요!! 대중교통은 끊겼고, 지나가는
택시들은 지방 번호판을 달았거나 예약이라는 불을 키고 달리는 차밖에 없고..
콜택시를 걸어봐도 돌아오는 주변에 차량이 없다는 답변뿐이라서..ㅜㅠ
요즘 떠오르는 광고하나.. 카카오 택시예요. 앱으로 예약하고 술취한 친구를 태워
보내도 트랙킹이 되니까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그 택시라서 안심했거든요.
얼마전에 친구와 제가 겪은 일인데.. 평일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럭키향 2016-12-29 08:16:36
빠른 시일내에 해결책이 나와야 겠는데요?
카카오 택시.. 앞으로 말이 더 많아질 듯 합니다

최씨네 2016-12-28 17:26:07
택시기사와 승객을 이어주는 간편함과 신속성이 있어서 좋지만 승차거부라는 큰 문제가 있었군요. 어느한쪽의 편리함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양쪽 모두의 편리함과 정확성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아이들과 함께 외출하다보면 택시를 자주 찾게 되는데요 카카오택시 승차 거부를 경험하면 많이 불편하고 불쾌할것 같아요. 타국가처럼 좋은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