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2만 6,400㎡ 규모 개점...소비자들은 "환영" / 정혜리 기자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스웨덴의 유명 가구제조업체 이케아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반기는 반면, 부산의 중소 가구사들은 충격에 빠졌다.
부산시와 이케아는 23일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쇼핑몰 단지에 이케아 동부산점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이케아, 부산도시공사가 부산을 본사로 하는 현지법인 ‘IKEA 부산’을 설립하고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에 2,000억여 원을 투자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
이케아는 손수 조립할 수 있는 가구를 저렴한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급해 젊은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은 스웨덴의 세계적인 가구 제조업체.
동부산점은 이케아가 우리나라 남부권에 여는 첫 매장이다. 이케아는 현재 경기도 광명점을 운영 중인데, 한 해 평균 700만 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광명점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광명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이케아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고양점과 충남에도 추가 매장을 열 계획.
이케아 동부산점은 현재 부산시가 조성을 준비하고 있는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부지(2만 6,400㎡)에 들어설 예정. 이케아는 올해 중으로 부산도시공사와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5월쯤 착공에 들어가 2019년 10월쯤 개장할 계획이다. 이케아는 동부산점 인근 쇼핑몰 부지 옆 1만 3,200여㎡ 부지에 총 1,500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시설을 함께 세울 계획이다.
대형 가구 매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부산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자취생 서영현(28,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이케아 광명점이 생겼지만 지방 소비자들은 가구를 보러 광명까지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부산에 매장이 생기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이케아 벙커 침대를 사서 자취방을 새롭게 꾸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값싸고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끄는 이케아는 1인 가구를 위한 인테리어나 소품이 많이 준비돼 있어 자취생들에게 특히 인기다.
카페를 운영 중인 김재연(32, 부산시 해운대구) 씨 역시 대환영이다. 김 씨는 원하는 인테리어 제품을 구하기 위해 차를 끌고 이케아 광명점까지 가서 물건을 사오기도 했다. 김 씨는 “동네 가구점에서 값싼 제품을 사보기도 했는데 금방 껍질이 일어나거나 망가졌다”며 “이케아는 무엇보다 싸고 디자인이 세련돼 값 나가 보인다.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케아가 입점으로 생기는 일자리 500여 개 모두를 부산에서 채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반면, 부산 가구업계는 울상이다. 지금도 프렌차이즈 제품이 많이 나오는 마당에 세계적 브랜드의 대형 가구점까지 들어오면 이름 없는 가구 공장은 다 죽게 생겼다는 것. 서면 인근의 한 가구백화점 직원은 “일룸이니 까사미아니 대형 회사들이 매장을 크게 차려서 가뜩이나 힘든데 외국계 회사까지 들어온다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의 이케아 광명점이 개점한 후 인근 중소 가구 대리점이 2년간 판매 감소를 겪었다고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반면 좌천동 가구거리의 한 대형 체인 가구점은 “물론 경쟁은 할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는 소비층이 달라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샘, 현대리바트 등 국내 대형가구사들은 이미 4~5년 전부터 이케아의 부산 진출에 대비해 직영점 개설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부산시청 좋은기업유치과 관계자는 “부산 지역 중소상공인과 상생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며 “현지법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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