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블로그를 중심으로 일본의 인기 간식 ‘곤약젤리’가 화제로 떠올랐다. 다름 아닌 방사능 피폭 우려 때문이다. 한국 관광객의 인기 기념품이었던 곤약젤리는 제조 공장이 6년 전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인근 '군마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본지 2월1일자 보도).
이처럼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곤약젤리 제조 회사 만난라이프(株式会社マンナンライフ)는 방사능 피폭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료별로 방사선 물질 검사를 시행하고, 기준치를 통과한 재료로만 곤약젤리를 만든다고 홍보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생산 제품별 방사능 검출 검사 결과도 공개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제품 재료에서는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쿄의 한 드럭스토어 내 곤약젤리 가판대는 여전히 인기가 시들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곤약 젤리를 구매하려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쳤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해당 드럭스토어 매장 직원은 “(곤약젤리를 사려던) 한국인들이 어느 순간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중국인들한테도 인기가 없다”며 “가격이 오른 것도 아니고, 맛이 바뀐 것도 아닌데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곤약젤리를 판매하는 다른 상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기념품점 직원에게 한국에서 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 전하자, 그는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곤약젤리 인기가 떨어진 게 방사능 피폭 우려였다니 상상도 못했다”며 “곤약젤리는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점원은 “피폭이 걱정돼 곤약젤리도 안 산다면서, 다른 과자나 화장품은 왜 사가냐”며 “그런 논리라면 일본에서 생산되는 모든 물건이 위험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곤약젤리 한 봉지를 들어 내보인 뒤, 원산지 표시를 짚으며 “후쿠시마에서 생산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모양새다. 특히 곤약젤리의 주재료인 곤약이 군마현에서 생산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곤약젤리 방사능’이 연일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곤약젤리’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 1위로 ‘곤약젤리 방사능’이 떠오를 정도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곤약젤리로 인한 방사능 피폭을 우려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후쿠시마 바로 옆에서 생산된다는 데, 먹으면서 걱정할 바에 안 먹는 게 낫지 않겠냐”며 “방사능에 피폭된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너무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61개의 여론은 대부분 글쓴이의 의견에 공감했다.
반면 별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더러 있다. 제조사에서 방사능 검출치를 철저하게 검사하고, 제조 공장도 후쿠시마에 위치한 게 아닌데 큰 문제가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한 네티즌은 “곤약젤리 먹고 방사능에 피폭될 거였으면 일본 사람 반은 진즉에 다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사망자가 한 사람도 없는데 왜들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