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는 이른바 ‘4월 북폭설’이 SNS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에 대해 공습을 단행한 이후, 미국에 의한 북폭을 기정사실화하는 글들이 떠돌아 근거없는 불안감 조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 매년 봄마다 전쟁설이 나돌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움직임이 과거와 달리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군과의 합동훈련에 참가했던 미국의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훈련하고 돌아간 지 한 달도 안 돼 한반도에 재입항했다. 전력을 한반도로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칼빈슨호는 애초 호주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이동 경로를 변경했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에서 훈련하고 돌아간 지 한 달도 안 돼 재배치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이 고조되는 데 따른 대응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핵실험 조짐을 자주 보인 데다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 오는 15일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역사,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날을 골라 도발을 감행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데이비드 벤험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각)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핵무기 개발은 이 지역(서태평양) 최고의 위협이다. 서태평양에서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칼빈슨 항모전단의 이동을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를 통해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수차례 반복해왔다. 트럼프는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대책과 관련,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북핵 위협과 관련해 우리를 돕지 않고 있다. 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다면 바람직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나설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없어도 북한 문제를 혼자서 완전히 다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통일부 이덕행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선제 타격론은 크게 우려하실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대변인은 “미국은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고 했고,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긴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통일부의 공식 입장에도 여론은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네이버에서는 해당 기사가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아이디 chan*** 씨는 “물론 전쟁이 안 났으면 하지만 최악을 가정해서 준비하는게 좋지 않겠냐”며 “안 난다고 가정하고 탱자탱자 멍청하게 노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안보불감증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네티즌 drrr12** 씨는 “6.25 전쟁도 설마 전쟁이 일어나겠냐는 생각을 하다 터진 것 아니냐”며 “김영삼 정부의 1차 핵 위기 때도 그렇고 대한민국 언론, 국민들 안보불감증 정말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