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자유 대한민국 가치 지키지겠다" 당권 도전 천명...홍문종, 원유철 등도 레이스 뛰어들어 / 정인혜 기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4일 귀국하면서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 레이스가 본격 점화될 전망이다.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 전 지사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당권 경쟁 움직임으로 분주해지고 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출국한 지 23일 만이다. 홍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출국해 아들 내외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치 행보를 구상해 왔다.
그는 공항에 모여든 지지자에게 “지난번에 (대선에서)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와 자유한국당이 잘못을 하는 바람에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당권 도전 의사를 시사했다.
홍 전 지사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정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14일 “한국의 보수주의는 신보수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며 “귀국하면 신보수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당을 새롭게 하겠다”고 사실상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틀 후인 16일에는 친박 진영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당 쇄신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홍 전 지사의 귀국으로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설 대항마로는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 원유철 의원 등이 꼽힌다. 대선 이후 홍 의원은 홍 전 지사와 날선 신경전을 펼쳐왔다. 홍 의원은 홍 전 지사의 ‘바퀴벌레’ 발언에 대해 “그동안 선거하면서 ‘하나가 되는 게 당이 사는 길’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무슨 바퀴벌레고, 탄핵 때 어쩌고 하냐”며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낮술 드셨냐”고 비아냥댔다. 특히 그는 “(홍 전 지사는) 보수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홍 전 지사의 당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원 의원은 지난 4일 “새로운 기치와 깃발이 한국당에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실상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고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야한다”며 “젊고 강한 야당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력히 견제함은 물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범국민 정치 운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강한 한국당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당 내 초선, 재선 의원들이 꼽힌다. 현재 당내 초선 의원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44명이다. 재선 의원은 30명으로 이 둘을 합치면 74명이 넘는다. 이들은 당내 쇄신 요구와 ‘4선 이상 불출마’를 주장하고 있다. 재선 의원들은 지난달 30일 “중진 의원들의 대표 출마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오는 7월 3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