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마지막 주간, 문화를 쏩니다...'문화가 있는 날' 7월부터 '문화 주간'으로 확대 시행
취재기자 김수정
승인 2017.06.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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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 혜택, 바쁜 직장인과 학생들에겐 그림의 떡 / 김수정 기자
“어제도 수업 듣고, 과제 하느라, 영화 관람은커녕, 영화관 근처도 못 갔어요. 이번 달 수요일에는 꼭 혜택을 누려볼까 했는데 또 놓치고 말았네요.” 공지현(22, 경남 김해시 대성동) 씨는 바쁜 일상 때문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있는 ‘문화가 있는 날’ 혜택을 좀처럼 누릴 수 없었다. 국민의 문화 여가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인 ‘문화가 있는 날’이 존재하지만 바쁜 학생들과 직장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동안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시행하던 ‘문화가 있는 날’을 오는 7월부터는 매월 마지막 주간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시행돼온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이 평일인 수요일에 한정돼 직장인과 학생들이 동참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이처럼 확대했다는 것.
박근혜 정부의 정책 중 하나로, 2014년 1월 29일부터 시행된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반인들에게 쉽게 문화를 접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지정한 날이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 관람과 전시회 입장료를 할인받는 것은 물론 전국 국 · 공립 박물관, 미술관, 고궁 등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추진단’을 해체하고 이를 비영리 민간 재단법인인 생활문화진흥원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 심민석 사무관은 "그동안 정부가 주도한 일방적인 운영으로 지방 자치 단체와 민간의 자발적 참여가 미흡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문화가 있는 날’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신진 예술가들의 공연 기회를 넓히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청년 예술가들이 찾아가는 문화 공연 ‘청춘 마이크’의 경우 오는 7~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문화가 있는 날’이 아닌 날에도 피서지 등을 방문해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이 밖의 기획 프로그램들도 하루에 그치지 않고 기간을 늘려 국민에게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문화체육관광부측은 밝혔다.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 시행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주부 김은경(47,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그동안 외국 문화 중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부담 없이 공연을 보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부러웠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행사를 통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정석(27, 부산시 동구) 씨도 “예전에 ‘문화가 있는 날’에 영화를 보러 갔는데, 보고 싶었던 영화 개봉일과 어긋나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한 기억이 있다"며 "이런 점들을 개선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문화가 있는 날’의 확대 시행과 더불어 홍보를 강화하고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강건희(25, 부산시 연제구) 씨는 “할인보다는 무료 전시 관람 혜택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이로 인해 공연 업체의 수익성 악화도 감안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며 “아직 홍보도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수(24, 부산시 진구) 씨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만 노리던 시민들이 마지막 주에 영화를 몰아서 볼 것 같아 영화관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마지막 주간에 많은 사람이 문화 생활을 즐기며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