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보도에 시청자들은 불편함 토로..."도 넘은 사생활 파헤치기"라며 비판 / 정인혜 기자
연예인 스캔들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정도를 놓고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열애설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MBC <섹션 TV 연예통신>의 취재 과정이 입방아에 오르면서부터다.
지난 25일 이 프로에서는 송중기와 송혜교의 열애설을 집중 조명해 보도했다. 최근 인터넷에 퍼진 중국 발 연예 기사에는 두 배우가 비슷한 시기에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섹션TV는 발리 현지를 찾아가 송혜교가 묵었다는 숙소로 직접 취재를 떠났고 송혜교가 머문 숙소에 대한 정보는 그의 ‘비공개 SNS’를 통해 알아냈다.
방송에서는 직접적으로 열애설을 입증할 만한 정황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섹션TV 측은 ‘2주 분량 확보’라며 방송 말미 현지 숙소 스태프와의 인터뷰를 예고편으로 내보냈다. 예고 속 영상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남자는 얼굴을 다 가리고 다녔다”, “체크아웃 때 누군지 확실히 알았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해당 숙소의 관계자가 섹션TV 측의 취재를 ‘불법’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었다. TV 리포트의 보도에 따르면, 섹션TV의 영상을 접한 숙소 측 관계자는 “이 사진은 허가 없이 몰래 찍은 것”이며 “합법적인 취재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섹션TV가 위장 취재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관계자는 TV 리포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방송이라면 정식으로 촬영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그들은 직업과 목적을 숨기고 허가 없이 촬영했다”며 “직원들 그 누구도 녹취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일자, 섹션TV 측은 이에 대해 해명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섹션TV는 지난 27일 “해외에서 먼저 송중기와 송혜교를 둘러싼 열애설이 제기됐고, 팩트를 체크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앞으로는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섹션TV가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불법 취재 의혹에 대해서는 “현장에 취재팀을 파견한 게 아니라, 현지 교민이 제공한 사진을 사용했다”며 “잠입 취재나 몰래 불법으로 촬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는 제작진이 직접 촬영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도 넘은 사생활 파헤치기’라며 섹션TV 측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연예인의 열애설은 대중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이지만, 국민의 알 권리 등 공익을 앞세울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네티즌은 “연예인이 사귀는 데 무슨 알 권리를 운운하면서 쇼를 하고 있냐”며 “사귀든 헤어지든 둘이 알아서하게 내버려둬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무슨 죄 지은 사람 수사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냐, 내가 당사자면 세상살이에 회의감이 들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