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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의 항변...'문방구 과자 불량식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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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의 항변...'문방구 과자 불량식품 아니다'
  • 취재기자 이현경
  • 승인 2013.05.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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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방구에서 팔고 있는 각종 간식들(사진: 이현경 취재기자)
아폴로, 달고나, 쫀드기, 꾀돌이, 브이콘, 밭두렁... 이들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어린이용 과자들이다. 대부분 1000원 미만의 이 값싼 과자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문방구에 들러 심심풀이로 사먹는 간식이다. 그런데 이들 과자가 중소기업 제품이란 이유로 '쓰레기 만두'와 같은 취급을 받으며 퇴출 위기에 처해있다. 오래 전부터 문방구 과자는 불량식품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녔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다. 브랜드 있는 제품이 아니니까, 값이 싸니까 불량식품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팽배해 있었던 것이다. 식품의약청의 한 관계자는 "문방구에서 파는 이런 과자들을 명시적으로 ‘불량식품’이라고 정의 내린 적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초 식약청의 대통령 업무 보고서에는 "불량식품이란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식품, 부패 변질하거나 발암물질 등이 함유되어있는 인체 해로운 식품, 사용 금지된 원료나 물질을 사용한 제품 등"으로 명시되어 있다.  여기에 문방구 과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각 지자체는 막연한 세간의 인식만을  근거로 문방구 과자를 불량식품으로 규정,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하고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전국 문구점 주인들이 당국의 단속에 반발해 시위까지 벌이기도 했다. 
▲ 한 문방구에 진열된 형형색색의 과자들(사진: 이현경 취재기자)
부산 대연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운영 중인 조철제(58) 씨는 요즘 문방구에서 파는 중소기업 제품이 불량식품이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 달에 한 번 씩 구청과 식약청에서 식품을 검사하러 나와 문방구에서 파는 음식을 전량 수거하여 검사한 후에 되돌려준 것을 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씨는 학교 앞 문방구의 군것질거리를 없애려면 학교 주변 200m 이내 공간에서 불량식품을 팔 수 없게 설정된 구역을 뜻하는 '그린 푸드존' 밖에 있는 모든 문방구도 공평하게 식품류를 다 팔지 말아야 한다며 “경쟁이 붙어 너나 할 것 없이 식품을 파는 것부터가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녀를 데리고 문방구를 찾는 학부모들이 “과자는 안돼!”라고 말할 때마다 자신도 속이 상한다고 전했다. 해운대 거주 유혜정(45) 씨는 자녀를 키울 때 유기농만 먹여 키우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나도 (아무거나) 먹고 자라오면서 직접적으로 탈 난 적도 없고 내 자녀도 그러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 씨는 문방구 안 식품에 시비를 거는 것은 골목상권 죽이기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그녀는 “정책 때문에 슈퍼를 다시 살리자는 일이 생겨났던 것처럼, 불량식품으로 몰아 문방구를 죽이기는 일도 골목상권 차원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주민 자치 단체인 '생활안정협의회' 김미숙(49) 씨는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았던 일이 요즘은 다들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문구점에서 판매되는 식품은 대개가 중소기업 제품이지만 대기업 제품의 성분표를 비교해보면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며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에게 가져다 대는 잣대가 너무 까다로워져 그들이 갈 곳을 점차 잃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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