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짜리 아이를 발로 걷어차 숨지게 한 20대 여성 A 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살인죄 치고는 형량이 낮게 나온 편인데, A 씨는 형부의 성폭행 피해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3월 A 씨는 조카 배를 수차례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아동학대가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을 때여서 A 씨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지적 장애인인 A 씨가 형부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숨진 남아가 조카가 아닌 성폭행당해 낳은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그의 지능지수는 54로, 한국인 평균 지능지수 102에 절반 가까이 뒤지는 수준이다.
당시 경기 김포경찰서의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당시 19세였던 A 씨는 형부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었고, 숨진 아들 등 자녀 3명을 낳았다. A 씨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언니와 아이들을 생각해 신고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A 씨는 자녀를 비롯해 조카들까지 총 5명의 아이들을 도맡아 보살피며 살림을 전담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형부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며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고통 받던 중 형부의 얼굴을 닮아가는 아들에 대해 미움이 쌓였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경찰은 A 씨의 이 같은 진술에 따라 B 씨를 긴급 체포하고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재판에서 B 씨는 징역 8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B 씨는 재판 과정에서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는 허위 주장을 펴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죄질에 비해 B 씨의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에서다.
주부 장미정(42, 부산시 연제구) 씨는 “A 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남의 일인데도 너무 안타까워서 눈물이 난다”며 “모든 가족의 인생을 다 망친 사람이 징역 10년도 안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당장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박정민(28, 서울시 동작구) 씨는 “저 상황에도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고 하는 사람이 제대로 된 인간이겠냐”며 “부인, 처제, 자식들까지 망친 죄질을 감안하면 징역 8년은 말도 안 된다”고 분노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인터넷에서는 A 씨의 정상 참작을 주장하는 의견도 더러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어떤 놈들은 사람 죽여도 술 취해서 심신 미약이라고 잘만 빠져나가던데, 저 사람은 명백하게 심신 미약인 지적 장애에 성폭행까지 당했는데 왜 징역 4년을 살아야느냐”며 “장애도 없이 멀쩡한 놈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는데 징역이 10년도 안 되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해당 댓글은 추천 수 140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