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모래축제가 7일 개최돼 피서객들에게 이색적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올해 9회를 맞이한 해운대 모래축제는 '모래, 영화를 만나다'라는 주제 속에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금요일 오후임에도 행사장은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들어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다. 이 행사는 10일 월요일 까지 개최된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모래 축제의 중심인 세계 모래 조각전이었다. 국내외 모래 조각가들이 제작한 10여 점의 거대한 모래 조각상들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했다.
조각가들이 현장에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일부 작품들은 피서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관람객들은 조각가들의 손짓 하나하나에 호기심을 나타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모래 조각가 중 한 사람인 정병일 씨의 작품은 해운대 관광 안내소 바로 앞에 자리잡은 데다 컬러풀한 작품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한눈에 받았다.
정병일 조각가는 "매년 이 모래축제에 참가하고 있다. 내 작품의 컨셉은 '시네마 천국이다'"라며 "이번 행사 주제가 '영화'라 영화 속 히어로들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라카 스프레이로 모래에 색감을 부여하니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라고 자신의 작품 특색을 설명하며 "땡볕에 모래 작품을 손보는 일이 힘들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이 응원줄 때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정 씨의 작품을 한참 동안 지켜보던 연인 한 쌍은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모래축제 구경은 처음이라는 성광은 씨는 "볼거리도 많고 다양해서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그는 "조각가들이 조각하는 과정을 옆에서 직접 지켜보니 너무 신기했다. 영화 속 영웅들의 모습이 모래 조각으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해운대 모래축제는 모래산에서 눈썰매를 타듯 미끄럼을 타는 '샌드보드 페스티벌'을 비롯해 하루 100명이 도전하는 '도전! 나도 모래 조각가'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샌드보드 페스티벌'은 유료로 남녀 노소 구분없이 3000원으로 모래산에서 썰매를 20분간 탈 수 있게 만들어졌으며, 미끄럼틀 역할을 하는 모래산 주변은 부모와 함께, 혹은 혼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도전 모래 조각가'는 행사 기간 동안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작품을 심사해 매일 오후 4시에 최우수상 1명과 우수상 2명, 장래상 4명을 선발해 시상식을 벌인다. 수상자들에게는 온누리 전통시장 상품권을 비롯해 푸짐한 상품이 수여된다.
이러한 관람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주최 측은 고무된 표정을 짓고 있다. 손춘익 해운대 해수욕장 운영팀장은 "이런 축제는 전국에서 우리만 있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손 운영팀장은 "올해 비치발리볼 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있다. 이번 모래축제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배덕광 해운대 구청장은 "해운대 모래축제는 2005년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올해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유실된 모래를 살리는 '모래복원 원년'을 맞아 모래 복원 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지정돼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모래축제가 해운대를 세계적 해수욕장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