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리가 고막을 울릴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는 곳. 번쩍이는 조명 아래서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이리저리 섞여 신나게 춤을 춘다. 그러나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술이 아닌 한 캔의 음료수. 음료를 마시며 춤을 추는 이곳은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클럽’이다.
쿵쿵 울리는 음악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며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청소년용 클럽이 중·고등학생 사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기존의 청소년 문화가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것이다.
2000년대에 도입돼 청소년 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콜라텍은 콜라 등 무알콜 음료를 마시며 디스코 춤을 춘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콜라텍은 많은 청소년들의 발길을 이끌었지만, 영업 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이내 쇠퇴의 길을 걸었다.
새롭게 떠오른 청소년 클럽은 15세에서 19세까지의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에서는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와 떡볶이나 컵라면처럼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클럽 내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직원에 의해 강제 퇴장 조치된다.
청소년 전용 클럽이 생긴 이후 영업을 하는 날에는 매일 간다는 고등학생 이모(17) 양은 “클럽이 어떤 곳인지는 SNS에서만 봐서 '나는 언제 저런 데 가보나' 생각했다”며 “우리를 위한 클럽이 생겨 신이 난다”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청소년 클럽에는 딱 한 번 가봤다는 중학생 조모(15) 양도 “언니 오빠들이 자주 간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가봤는데 신나는 노래도 나오고 춤도 마음껏 출 수 있고 정말 재미있었다. 거기 다녀오면 기분이 좋아져서 다음에 또 가고 싶어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술만 팔지 않을 뿐 퇴폐적인 분위기와 시끄러운 음악 소리로 가득 메워져있다는 점에서는 일반 성인용 클럽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보면 서로 몸을 접촉하게 되고 마음이 맞으면 키스와 같은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안팎을 오가며 담배를 태우거나 술을 마시는 아이들도 있다.
기성세대를 포함한 성인들은 이 같은 새로운 문화의 등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 대부분은 청소년 클럽의 본질이 퇴색돼 결국 탈선의 온상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부 허미영(46, 부산시 남구) 씨는 “안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눈썹부터 아이섀도까지 풀 메이크업을 하고 다녀서 걱정이다”라며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더 부추기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부 김현주(51, 서울시 은평구) 씨는 “이상한 목적을 가지고 오는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아이가 청소년 클럽에 가겠다고 하면 절대 못 가게 말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