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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삿포로 스마일, 있는 모습 그대로 삿포로의 매력과 가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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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삿포로 스마일, 있는 모습 그대로 삿포로의 매력과 가치을 보여준다
  • 목지수 안지현
  • 승인 2017.08.1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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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삿포로 스마일] 시민 행복을 위한 도시 브랜딩 / 목지수 안지현

도시 브랜딩에 특별한 법칙이나 공식은 없다. 각 도시들이 가진 역사, 문화, 사회적인 상황이 다른 만큼 도시가 가진 현안 문제도 다양하고, 그 문제들을 일반화시키기도 어렵다. 도시마다 거창하게 새로운 도시 브랜드 전략을 꺼내 놓지만, 그것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잊혀져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도시 브랜딩 수립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성공한 도시 브랜드 전략의 장점만을 벤치마킹해 꺼내놓는 도시도 있지만, 그 역시 성공했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도시 브랜드 전략 수립 과정이 타 도시의 브랜드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도시만의 정체성은 휘발되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도시 브랜드는 기름 위의 물처럼 도시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고만다. 따라서 성공한 도시의 브랜드 전략을 분석하고 그것이 우리 도시와 어떻게 다른 상황인지를 철저하게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상황과 조건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웃는 표정을 지으면 자동으로 촬영되는 사진 시스템. 시민들의 웃는 얼굴은 오오도리 공원 지하도의 500m 미술관 벽면에 실시간으로 표출된다(사진: 목지수 제공).

그런 면에서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 전략은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함이 충분히 묻어난다. 시민을 위한 가치에서 출발해 통합적인 도시 전략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삿포로의 도시 브랜딩 목표는 시민들의 ‘행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경제 성장 관점에서만 바라본 삿포로는 인구가 줄어들고 젊은이들이 도쿄로 유출되는 등 고령화 진행이 빠른 도시였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억지로 산업을 유치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삿포로는 그 동안 차근히 쌓아온 도시 자산을 매력있게 가꾸어 나가면서 도시를 빛나게 만들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삿포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에서 삿포로의 매력을 얼마든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삿포로 도시 브랜드 전략 그 어디에도 수치화된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 몇 위의 살기 좋은 도시가 되자’, ‘시민 만족도 몇 %를 달성하자’와 같은 양적 베이스의 목표가 없었다. 삿포로 시 도시 브랜드 담당자도 인터뷰 과정에서 바로 이것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 지자체별로 홈페이지 방문자 숫자라든지, 소셜 미디어의 팬 수, 좋아요 개수 등이 성과 지표로 설정되어 목표 달성을 위해 담당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의 웃는 얼굴은 투명 파일에 프린팅해서 기념품으로 나눠준다(사진: 목지수 제공).

하지만 삿포로 시는 도시 브랜드 관련 홍보에서도 느긋해 보였다. 소셜미디어 팬 수도 무척 적었는데 팬 수를 늘리거나 좋아요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방식의 매체 운영은 삼가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에 많이 알리는 것보다 도시 브랜드의 목표와 가치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삿포로의 도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시민과 교감하고 세계에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런 삿포로의 태도에서, 우리는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쉽게 바뀌는 우리나라 도시들의 슬로건과 도시 상징, 그리고 도시 전략이 과연 시민들을 위해, 우리 도시의 미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였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여러 차례 삿포로를 방문했지만, 볼 때마다 삿포로 시민들의 표정은 늘 밝다. 그리고 나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느리지만 천천히 ‘삿포로 스마일’이 전하는 시민 행복의 메시지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 이것이 삿포로만의 매력이고 성공적인 도시 브랜드 효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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