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당 대표에 앉은 지 74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바른정당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먼저 “오늘 바른정당 대표직 내려놓는다”며 “안보와 민생의 심각한 이중 위기 국면에서 야당의 대표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했던 저의 불찰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표직을 놓고 그동안 고심 많이 했다”며 “거짓 주장이 바른정당의 가치 정치를 훼손하고 바른정당의 전진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이 대표의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당 내에서 제기된 새 지도부에 대한 논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이 거짓 주장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제기된 의혹은 저로서는 참 억울한 누명이지만 모든 진실과 저의 결백을 검찰에서 떳떳하게 밝히겠다”며 “실체적 진실은 조만간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국민들과 당원들을 향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어려울 때 대표직을 떠나게 됐다”며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요한 시기에 많은 숙제만 남겨놓은 채 대표직 떠나게 되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개인의 부족함 꾸짖어주시되 바른정당은 개혁 보수의 길을 굳건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호소 드린다”며 당부의 말도 전했다.
바른정당을 지지하는 하진영(27, 경남 진주시) 씨는 “이번 사건으로 바른정당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여태까지 이혜훈 대표가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하 씨는 또 “이 대표가 물러가고 누가 대표직을 꿰찰지 궁금하다”며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바로 떠오르긴 하는데 바른정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젊은 층이 기피하지 않는 분이 자리를 맡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 네티즌은 “당 대표가 누가되든 상관없으니 한국당과의 합당만은 결사 반대”라며 “이번 일로 침체된 바른정당이 전화위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판사 출신 이혜훈 의원이 과연 저런 실수를 했을까 싶다”며 “영화를 자주 봐서 그런지 이번 논란이 바른정당의 해체를 바라는 다른 정치 집단이 연출한 교묘한 연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바른정당이 아니라 받은 정당 아니냐”, “검찰 조사 성실히 받길”, “이혜훈 대표 좋았는데 이런 흠이 생기다니”, “국회의원에게 도덕성을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아직 수사 결과 나오지 않았다. 응원합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이 대표는 한 사업가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 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 사업가는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의 금품 의혹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형사3부에 사건을 배당해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금품 수수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기자회견을 갖고 “아주 오래 전 일이며 빌린 돈은 다 갚았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