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위원장 "스포츠 잠재력 활용해 국제 인권 보장에 힘쓸 터"...평창 올림픽 힘 보태겠다 다짐 / 신예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 올림픽위원회 윤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IOC 수장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이후 두 번째다.
IOC는 15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총회를 열고 반 전 총장의 IOC 윤리위원장 지명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반 위원장은 앞으로 4년간 IOC 윤리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반 위원장은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반 위원장은 “조직의 성공을 위해 윤리는 꼭 필요하다”며 “유엔에서 윤리 문화를 강화하고자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했고 투명성과 책임을 증진했다”고 말했다. 반 위원장은 이어 “IOC 윤리위원장으로 일하기에 부족하지만, 스포츠의 헤아릴 수 없는 잠재력을 활용해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힘을 합쳐 나가자”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안전한 평창 동계 올림픽도 약속했다. 반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온 모든 선수가 어떠한 걱정 없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기량을 뽑낼 것으로 여러분들에게 장담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반 전 총장의 윤리위원장 선출을 축하한다”며 “반 위원장은 유엔 사무총장 시절 엄격한 윤리 기준, 진실성, 책임감, 투명성으로 헌신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반 위원장의 선출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 직장인 김민수 씨는 “UN 사무총장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던 반 전 총장이 또 다시 업적을 남기게 됐다”며 “IOC에서 본인은 물론 대한민국을 빛내는 자취를 남겨주길 바란다”며 기대의 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국제적으로 위상 있는 자리에 한국인이 앉게 돼 자랑스럽다”며 “맞는 옷을 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 정치인보다 문화나 환경 분야의 행정가가 어울린다”며 “실제 UN 사무총장 시절에도 환경 보건 분야에서는 나름 의미있는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고 긍정의 의견을 남겼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반 위원장이 휘말렸던 박연차 게이트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반 위원장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08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박 회장이 반 위원장의 이름을 포함해 금품을 전달한 리스트를 검찰에 제출했던 것. 직장인 이모 씨는 “IOC ‘윤리’위원장 자리에 앉으려면 최소한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대한 조사가 확실히 종결된 후 부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 위원장은 해당 논란에 알리바이를 증명하며 해명한 바 있다.
한편, 반 위원장이 IOC에 합류하게 되면서 IOC에는 반 위원장과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승민 선수위원으로 총 두 명의 한국인이 자리하게 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IOC위원이었지만 지난 8월 사퇴했다.